[인터뷰] 강우철 통일안보전략硏 소장 "한미연합훈련은 당연...우리는 연합군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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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우철 통일안보전략硏 소장 "한미연합훈련은 당연...우리는 연합군 체제"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2.10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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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비핵화, 현실적으로 판단해야...한미일 공조 체제는 안보 핵심 이익"
- "최근 한미동맹 굳건한지 우려...확실한 증거 보여준 적 없어"
- "올해 용산지역의 군사적 의미 되새길 것"

강우철(63) 통일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은 통일·안보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육군대령 출신이면서 정치학 박사인 그는 전역후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다가 지난 2017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통일안보전략연구소를 개소한 이래 이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할만한 연구결과와 실적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개 정부 사업을 수주해 존재감이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축전도 통화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정부내에서도 이견들이 나오고 있고, 북한 원전건설 지원과 관련한 의혹도 불거졌다. 녹색경제는 강우철 소장에게 우리 안보의 현주소가 어딘지 물어봤다...<<편집자 주(註)>>

강우철 소장과 연구소가 소재한 용산전쟁기념관 [사진=녹색경제]
강우철 소장과 연구소가 소재한 용산전쟁기념관 [사진=녹색경제]

 

최근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다음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거듭 우려를 밝히고 있다. 반면, 서욱 국방부장관은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태영 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원로들은 완전한 형태의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훈련을 해야하나

현재 한국의 전시작전권은 미국이 갖고 있고, 그것은 우리나라가 원해서 진행됐던 사안이다. 그래서 전시상황이 발생하면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쟁을 지휘한다. 

북한은 한국만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전쟁을 일으키기 힘들다. 

그런데, 트럼프 시절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진행되면서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거나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같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연합군 체제로 전시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 문제에서 시각차가 드러난다. 특히 비핵화가 쟁점으로 보이는데 정리해주신다면

미국은 '북한 비핵화'라고 하고, 현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쓴다. 비슷한 듯 해도 다른 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탑 다운'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상당한 의사결정권을 갖고 대북 정책을 수립하게 될 전망이다. 

간단히 말해서 북한은 현재 국제제재를 받는 상태이며,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이전부터 사용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북한에서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같이 쓰는 것은 한반도 전문가가 대거 포진한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 달 8차 노동당대회에서 또 한번 군사력 강화를 주장했다. 핵은 물론, 핵추진 잠수함, 극초음속 무기까지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국회 청문회에서 북한 비핵화 가능성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거론했다. 대북 문제에서 미국은 동맹을 강조하는 입장이어서 이전보다 한국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합리적인 근거없이 이런 주장을 반복하면 미국과의 정책 공조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이 돌아왔다, 동맹이 돌아왔다'고 했는데, 돌아온 동맹에 대해 반가움을 표시하는 모습이 아쉽다.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역 안보 관련 사안에서 일본을 매우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전망하신다면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중국, 러시아, 북한의 대륙세력과 한·미·일의 해양 세력이 대립해왔다. 한국이 애매한 입장을 보이게 되면 미국은 일본을 핵심 안보파트너로 고려할 수 있다. 안보에는 중간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을 확실한 안보파트너로 인정해야 그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를 인정한다. 만일 한국이 앞으로는 한미동맹을 내세우고 뒤로는 중국과 내통한다고 미국이 판단하면 그들이 우리를 진정한 우방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정부가 국제정치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일본과의 관계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달 공개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격하했다. 반일 감정과 국가의 안보이익은 전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절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문성을 가진 정통 관료들이 충분한 권한을 갖고 외교안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특히 정책이 수립되는 정권 초기에 우리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높은 신뢰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미일 공조체제 복원은 국방과 안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국방이 빈틈없이 튼튼해지면 북한도 결국 대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통일안보전략연구소 강우철 소장
통일안보전략연구소 강우철 소장 [사진=녹색경제]

최근의 한미동맹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최근의 한미동맹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전에 비해 정보교환과 의사소통 빈도수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난다.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한 핵심 군사정보가 통제된다는 말이 나온지도 한참됐다. 이는 상호신뢰에 대한 의심이 생겨나는 원천이다.

연합훈련도 안하고 방위비분담금 협상도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했다. 방위비협상은 이제는 중요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적극성을 보여 빨리 매듭지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가운 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전에 비해 동맹관계가 굳건하다는 믿음에 잔금(균열)이 보인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중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봐야한다. 

최근 중국은 위구르에서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강간 등을 자행하는 등 반인권적 패륜을 저질렀고 홍콩에서 일국양제를  거부한 채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면서 중국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또한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행위들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우리나라의 헌법적 가치와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인데도, 우리나라 정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여전히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미중을 두고 있는 듯 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우리나라를 동맹국으로 인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준 것이 아직은 없다. 만약 실기를 하게되면 한미동맹에도 금이 갈 수 있다.

용산기지의 역사를 찾아서 책 표지 [사진=녹색경제]

올해 연구소가 특별히 추진하는 컨텐츠에 대해 알려달라

먼저 행정안전부로부터 수주받아 위탁관리하고 있는 전쟁기념관내 비상대비체험관을 내실있게 운영하는 것이다. 중장기발전계획을 만들고 과제화하여 실질적인 체험공간이 되도록 온힘을 다할 계획이다

연구소가 소재한 용산지역에 대해 군사적 의미를 되새겨보려고 한다. 최근 미군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용산이 국가공원화 되어 100년여 만에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이 지역은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청일전쟁 때부터 군사주둔지역으로 줄곧 자리잡아왔다. 

용산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모될 지는 모르겠지만, 청나라 군대와 일본군, 그리고 북한군과 미군에 이르기까지 용산이 품고 있는 군사적 의미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와도 관련이 깊다. 

이미 관련 서적이 발간됐고, 자료수집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달 25일에는 같은 연구를 하는 분들과 함께 첫번째 용산학 포럼(가칭)도 개최할 예정이다. 용산지역은 국방부와 전쟁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는 안보의 심장지이다. 향후 용산공원 조성과 함께 후손들에게 어떤 군사적의미를 남길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한다는 열정에서 정기적인 포럼을 개최하여 담론을 만들어간다는 소신이다. 강소장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근현대사를 강의하면서 연구했던 분야를 더욱 구체적으로 정립하여 나가겠다고 하였다.

용산기지의 역사 책 표지 [사진=녹색경제]

 

강우철 소장은 고려대에서 심리학 학사, 명지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육군 대령으로 전역한 후 여주대 군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7년 통일안보전략연구소(IUSS)를 설립했다. 통일안보와 군사사, 비상대비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하며 다양한 연구업적과 활동실적을 바탕으로 여러 학술·연구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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