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창립 50주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2030년 '매출 40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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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창립 50주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2030년 '매출 40조 시대' 연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6.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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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현대그룹 임직원 복지와 단체급식 담당하는 금강개발산업으로 출발
2020년 매출 20조원, 유통·패션·리빙 아우르는 재계 21위 대기업으로 성장
정지선 회장, “과감하고 열정적 도전 연속이었던 50년, 100년 기업으로 도약”
올 초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정지선 회장 모습.[사진=현대백화점그룹]
지난 2010년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20' 선포식에서 정지선 회장 모습.[사진=현대백화점그룹]

유통 '빅3'중 한 축을 담당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작업복 공급 및 급식 등을 담당하던 금강개발산업으로 시작해 지난해 재계 순위 21위인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과 패션, 리빙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올해 초 발표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는데 매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창립 반세기를 넘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금강개발산업 설립 초기인 1970년대 초, 세운상가사무실에서 정몽근 사장(가운데).[사진=현대백화점그룹]
금강개발산업 설립 초기인 1970년대 초, 세운상가사무실에서 정몽근 사장(가운데).[사진=현대백화점그룹]

 

◆그날

현대백화점그룹 모태, 금강개발산업...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개점하며 유통 진출

현대백화점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6월 15일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다. 당시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 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는 작은 회사였다.

특히 국토 개발과 ‘중동 건설붐’이 일었던 1970년대 국내와 해외에서 일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과 현장을 함께 누비며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했다. 그러던 금강개발산업은 1975년 서울 강남 개발과 맞물려 유통사업에 첫발을 딛는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상가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은 것이다.

금강개발산업은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지금의 유통 전문기업 토대가 마련된 게 바로 이때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을 오픈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선보인다.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 등을 선보이는 파격을 택했다. 국내 백화점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이 전략은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강남백화점 시대’의 서막을 열게 된다. 또 당시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을 국내 유통업계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단초가 된다.

압구정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현대백화점은 그 여세를 몰아 1988년 무역센터점을 연다. 특히 ‘쇼핑 유토피아의 구현’이란 슬로건 아래 문화와 휴식을 접목한 새로운 쇼핑 개념을 선보였다. 압구정본점에 이어 무역센터점까지 성공 신화를 쓰며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진출 3년여 만에 ‘고품격 명품 백화점’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1990년 후반 백화점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당시는 외환위기로 국내 백화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며 구조조정이 한창 이뤄지던 시기였는데, 현대백화점은 이때 ‘신규점 출점’과 ‘인수합병(M&A)’이란 역발상 경영을 펼친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각각 열었고, 2000년대 들어선 현대백화점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오픈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현대백화점식(式)의 정면돌파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고,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으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유통업체로 자리잡게 된다.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후 2000년 금강개발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법인명을 변경하고, 2001년에는 TV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양대 성장 축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TV홈쇼핑 사업자로 선정되며, 대내외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을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된다.

1999년 신 CI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창업자.[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99년 신 CI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창업자.[사진=현대백화점그룹]

 

◆ 그후

현대백화점, 창립 첫 해 8400만원 매출 불과...2020년 20조원 돌파, 비약적 성장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한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사세도 괄목할만하게 커졌다. 특히, 유통전문기업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두 사업 모두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이후 2017년 ‘SK네트워크 패션부문’까지 추가 인수한 한섬은 디자인 차별화와 노세일 정책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반열에 올랐고,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2018년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업계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며 성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한다. 지난해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1월에는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을 인수하며 선택적 복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들어 유통업계는 물론, 산업계 안팎에서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와 ‘오프라인 매장 침체’란 악조건을 뚫고 거둔 성과란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는 평가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한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안에 실내 공원과 인공 폭포를 선보이는 등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혁신적인 매장 구성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하던 현대백화점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2020년 기준 21위를 기록했으며, 그룹 전체 부채 비율(2020년 기준)도 48.2%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그리고, 앞으로

'비전 2030' 발표...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신수종 사업 전개, 40조원 달성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재의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더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주력 사업분야의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울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상품 차별성과 온·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패션 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고기능성 프리미엄 화장품 등 뷰티 분야와 디자인 소품 등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단체급식·식재·외식 등 기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고, 케어푸드(그리팅) 상품 다양화에 나설 예정이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의 경우,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유관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함께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메가 트렌드 및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전략(생활·문화)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이후 반세기 동안 양적 성장과 함께, 고객 및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회사’를 ‘그룹 사업 목표상’으로 정할 정도로,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은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통의 것이요, 나아가 사회, 국가의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초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회사’를 핵심 가치로 해 자선 바자회 개최와 고객 참여 봉사단 운영 등 여러 공익사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그룹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커졌고, 2006년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게 된다.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그룹 차원으로 체계화해 운영할 수 있는 구심점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파랑새를 찾아 희망을 찾아’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회공헌활동을 ‘아동복지사업’ 위주로 재편했으며, 미래 세대 주역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회공헌의 범위를 기존 아동 외에 여성으로 확대했다.

이런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공헌 모델은 지난해 유엔(UN)의 ‘공식 의견서(Written Statement)’로 채택되는 쾌거로 이어졌다. 공식 의견서는 54개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회원국이 모인 전체 회의에서 합의된 결과를 명문화한 유엔의 공식 입장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공헌 노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사회(S)·환경(E) 분야 위주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ESG 경영’으로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해 고객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은 최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ESG 추진 협의체)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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