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무한경쟁 ②] 중금리대출, 물러서면 끝이다…인뱅 “CSS 고도화” vs 저축은행 “연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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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무한경쟁 ②] 중금리대출, 물러서면 끝이다…인뱅 “CSS 고도화” vs 저축은행 “연계 강화”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6.08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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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 커지는 중금리대출 시장…대출 한도 확대‧상품 다양화
- 인터넷은행, 자체 CSS 고도화…저축은행, 1금융 연대
■시리즈 순서
① 중금리대출, '알짜 먹거리'로 떠오른 이유는…경기 회복에 리스크 ↓
② 중금리대출, 물러서면 끝이다…인뱅 “CSS 고도화” vs 저축은행 “연계 강화”·끝

중금리대출 시장이 은행권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뿐만 아니라 '포용금융' 실현을 통한 이미지 개선도 가능하다. 아울러 경기 회복 국면이라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적어질 전망이다. 금융소비자에겐 사채 등보다 안전하고 부담이 적은 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서민금융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중금리대출 확대를 종용하는 이유다. 녹색경제신문은 중금리대출 시장의 경쟁 심화와 금융업계의 대응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물러서면 끝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점유율 경쟁에서 밀려나면 직·간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은 금융위원회의 신사업 진출 제한이란 족쇄를 벗어나야 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실적 방어를 위해 중금리대출 점유율 경쟁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양측은 경쟁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인터넷은행은 대출 한도를 늘리고 자체 CSS(신용평점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상품을 다양화하고 금융지주 등 1금융권 연계 강화에 나선다.

양측의 주요 수입원이 앞으로도 중금리대출 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업계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판 커지는 중금리대출 시장…대출 한도 확대‧상품 다양화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정책에 발맞춰 중금리대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통해 200만명의 중·저신용 차주에게 32조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220만명의 차주에게 35조원을 공급한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고객 대상 중금리 대출 한도를 최대 7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3월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한도를 상향한 데 이어 적극인 공세다.

케이뱅크는 보증부 정책상품인 ‘사잇돌 대출’ 관련 상품을 개발해 내놓는다. 토스뱅크는 빠르면 오는 9일 예정대로 본인가 심사를 통과하면 중금리대출 비중을 연내 업계 최고수준(34.9%)까지 끌어올린다. 

저축은행은 고금리대출 비중을 줄이고,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85개였던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품은 지난 1분기 95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8조원을 기록한 공급액은 올해 1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 자체 CSS 고도화…‘핀셋금융’ 현실화 성큼


업장을 확장하고, 신제품을 출시했으니 각자의 무기를 활용해 손님 모시기에 나서야 한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은 ‘데이터’다. 자체 데이터와 기존 CB(개인신용조회회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CSS를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중·신용자,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 등 기존 금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주부터 새로운 CSS를 적용한다. 신 CSS는 2017년 출범 이후 만 4년간 누적해온 카카오뱅크 대출 신청 고객 데이터와 통신사 데이터 등을 결합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 상환 능력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해 대출 가능 고객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중·저신용 고객들에게 더 높은 대출한도와 금리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연내 새로운 CSS를 적용할 계획이다. KT 통신비 납부 및 이용행태정보 등 주주사·계열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CSS를 적용한다.

토스뱅크는 앞서 개발한 CSS를 본인가 승인 후 테스트할 계획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의 금융공동망에 연결한 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사용 평가를 거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토스 앱을 활용한 ‘원앱전략’을 추구하는 만큼, 앱으로 유입되는 20~30대 젊은 고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들이 남긴 앱데이터 등을 활용해 합리적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금융지주·1금융권 연계한다…고객 유치·자본 조달


저축은행은 연대를 선택했다. 계열을 불문하고 금융지주, 1금융권과 연합한다.

이러한 전략은 금융지주의 높은 신용도를 활용한 고객 유치는 물론 자본조달에도 유리해 대출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달 초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중금리대출을 강화했다. 하나저축은행도 지난 4월 비대면 중금리 대출 상품 ‘원큐슈퍼드림론’을 출시했다.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금융지주계열이 아닌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을 활용해 시중은행과 협력한다.

서금원은 맞춤대출 시스템을 통해 중저신용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8~9% 금리의 은행 대출상품으로 연계해주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도 추진 중인데,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경영실태평가시 2금융권과 연계한 중금리대출 실적을 반영해주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부분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 중금리대출 시장이 커질수록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다양하고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이 나오고 있다”며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가 이어진다면 서민금융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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