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무한경쟁 ①] 중금리대출, '알짜 먹거리'로 떠오른 이유는…경기 회복에 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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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무한경쟁 ①] 중금리대출, '알짜 먹거리'로 떠오른 이유는…경기 회복에 리스크 ↓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6.0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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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중금리대출 공급 박차…연내 32조원 공급
- “중금리대출, 새로운 수익원…경기 회복 분위기에 리스크도 적어”
■시리즈 순서
① 중금리대출, '알짜 먹거리'로 떠오른 이유는…경기 회복에 리스크 ↓
② 은행별 중금리대출 전략 각양각색…CSS개발·협업 등

중금리대출 시장이 은행권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뿐만 아니라 '포용금융' 실현을 통한 이미지 개선도 가능하다. 아울러 경기 회복 국면이라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적어질 전망이다. 금융소비자에겐 사채 등보다 안전하고 부담이 적은 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서민금융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중금리대출 확대를 종용하는 이유다. 녹색경제신문은 중금리대출 시장의 경쟁 심화와 금융업계의 대응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금리대출은 금융당국이 적극 밀어주는 데다 경기회복 흐름을 타고 상환 실패 걱정도 작아지고 있다. 향후 은행권의 ‘틈새시장’으로 쏠쏠한 실적을 가져올 것이 기대된다”(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중금리대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기존에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던 저축은행에 인터넷은행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 다툼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금리대출은 고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저금리대출보다 높은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중·저신용자에게 주로 공급하는 만큼 연체, 파산 등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경기회복 흐름과 맞물리면서 금융사가 연체율 등을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은행권, 중금리대출 공급 박차…연내 32조원 공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올해 9월 출범이 예상되는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기존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데이터기술력으로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중 중·저신용자 대출 한도를 1억원까지 높일 예정이다. 지난 3월 기존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한도를 올린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지난 5월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인하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 금리는 5~6% 수준이다. 최근엔 김광옥 부대표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 책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 TF(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케이뱅크는 최근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지난 1분기 가상화폐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면서 수신액도 늘었다.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등급 이하)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가 1조4000억원으로 케이뱅크(5800억원)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비중이 21.4%로 카카오뱅크(10.2%)를 앞선다.

토스뱅크도 출범 전부터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투자자 모집을 완료했다. 여기엔 KDB산업은행도 800억원 규모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 중금리대출 비중을 34.9%, 2023년 44% 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출범 초기인만큼 중·저신용자 대출을 선제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2금융권에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저축은행도 주도권 수호를 위해 맞대응에 나섰다. 기존에 운영하던 상품의 금리를 더 낮추고,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은행의 몸집 불리기에 맞선다.

JT친애저축은행은 최근 중금리 신용대출을 개편해 대출 기간을 기존 6년에서 최장 10년까지로, 한도는 5000만 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늘렸다. 최저금리도 12.4%에서 5.9%로 낮아져 6%포인트 이상 내렸다. 하나저축은행도 유사한 수준의 비대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의지도 확고하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중금리대출을 32조원 규모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 비중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신사업 진출을 제한할 예정이다. 은행 업권별 금리 상한도 3.5%포인트씩 낮춰 진입장벽을 낮췄다.


“중금리대출, 새로운 수익원…경기 회복 분위기에 리스크도 적어”


은행권이 중금리대출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감수해야할 리스크보다 얻는 효용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기존 고신용 고객에게 제공하던 저금리 대출은 큰 수익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금리대출을 이용해 규제 인센티브도 얻고, 새로운 수익도 창출할 수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중·저신용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면 연체와 파산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며 “다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회복 국면에서 낮은 신용도에 비해 (상환능력이) 건전한 대출고객이 많아지고 있어 그에 따른 위험 수준은 해당 은행이 충분히 감당할 수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금리대출은 평균 3%대인 저금리 대출에 비해 금리가 6~10%로 높다. 부족한 신용평점으로 인해 1금융권에서 밀려나야 했던 고객은 그만큼 높은 이자를 지불하며 부담을 견뎌야 했다.

금융업계는 중금리 대출의 확대에 따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2금융권, 심지어 3금융권으로 내몰렸던 금융소비자들이 1금융권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4등급 이하,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는 약 2200만명에 달한다.

김 교수는 "기존의 중·저신용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금리가 10% 이상인 카드론(현금서비스 포함)을 이용하거나 2금융권, 고리대금업까지 밀려나며 이자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며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이들이 보다 왕성한 경제활동에 나서고, 이것이 다시 경기회복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만, 정부와 당국이 이 이상의 지나친 규제를 내놓는다면 그 효과가 반감할 수 있다"며 "은행의 자율성을 어느정도 보장해 시장이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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