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 가격 인상에 유흥업소만 불매운동 돌입한 이유는?
상태바
오비맥주 카스 가격 인상에 유흥업소만 불매운동 돌입한 이유는?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4.06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흥음식점에서 주로 취급하는 330ml 병 제품 가격 인상에 분노
오비맥주 ‘올 뉴 카스’ 출시와 맞물린 악재에 “대화 통해 해결 모색”
“카스 대신 테라 받겠다” 반응에 하이트진로·롯데칠성 인상 여부 “고민 중”
‘올 뉴 카스’를 출시한 오비맥주가 330ml 병 제품 출고가 인상에 반발하는 유흥음식점의 불매운동에 맞닥뜨렸다. 사진은 ‘올 뉴 카스’를 선보이고 있는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
‘올 뉴 카스’를 출시한 오비맥주가 330ml 병 제품 출고가 인상에 반발하는 유흥음식점의 불매운동에 맞닥뜨렸다. 사진은 ‘올 뉴 카스’를 선보이고 있는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

 

“코로나 시국으로 유흥음식점 고사 위기에 오비맥주가 카스 330ml 제품을 콕 집어 인상한 것은 확인 사살인 셈.”

전국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이 오비맥주에 단단히 화가 났다.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카스와 카프리 등 주력 제품 중 330ml 병 제품 등 일부 제품의 출고 가격을 약 1.36% 올리자, 유흥주점과 단란주점들이 해당 제품을 대리점에 반품하고 앞으로 오비맥주 제품을 주문하지 않는 형식의 불매운동에 돌입한 것.

오비맥주, “소비자 부담 최소화” VS 유흥업소, “우리 겨냥한 핀셋 인상”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한 것이 330ml 제품뿐 아니라 생맥주와 페트병 제품도 있지만, 이들 유흥주점 등은 330ml 가격 인상을 문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유흥음식점과 단란주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이 330ml 병 제품이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일반 음식점과 소매점을 통해 주로 판매되는 500ml 제품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이유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따라서 유흥주점 점주들은 ‘오비맥주가 콕 집어 유흥주점을 겨냥한 상품만을 인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는 약 3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불매운동에 동참한 한국단란주점협회도 1만 단위의 회원이 있어 오비맥주에 실질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반 음식점과 편의점 등 소매점은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가 카스 등의 가격을 인상한 배경에는 주세법 개정이 있다. 개정된 주세법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에 따라 세율이 적용된다. 올해 3월부터 1년 동안 맥주에는 물가상승률 0,5%를 반영해 1L당 4.1원이 인상돼 834.4원이 부과된다.

불매운동을 진행 중인 유흥음식점들은 0.5% 오른 세율에 비해 출고가가 3배 가까이 오른 점(1.36% 인상)에도 불만을 제기함은 물론, 특히 소비자들의 저항이 예상되는 500ml 제품은 그대로 두고, 업소들이 인상분을 감당해야 하는 330ml 제품을 올린 것은 “만만한 유흥업소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고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오비맥주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다. 주세법에 따라 세율 인상분을 반영하고, 다른 인상요인을 최소한으로 억제한 인상임에도 유흥업소의 반발이 예상보다 심해지자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카스 투명병 홍보 모습.
오비맥주 카스 투명병 홍보 모습.

 

오비맥주 카스의 실질적 독점 깨져... 업소들 하이트진로 테라로 대안 마련

업계 관계자들은 “유흥업소들이 ‘카스 대신 테라 받겠다’고 경쟁사의 제품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오비맥주로서는 아픈 지점”이라고 지적한다. 테라의 선전으로 실질적인 카스의 독점 상태가 무너지면서 업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있기에, 업소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더해 오비맥주는 최근 ‘올 뉴 카스’ 런칭으로 맥주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대비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기라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는 결과는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 6일 오비맥주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세금 인상분을 반영하는데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력 제품은 500ml 병이나, 캔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고 일부 비주력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면서 “유흥음식점 점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맥주 경쟁사들은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결과를 주시하는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세율 등 가격 인상요인은 충분하지만, 현재 출고가 인상과 관련해서 정해진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