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와이어링하니스 학습효과"...현대·기아차, 반도체 수급난에 타격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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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와이어링하니스 학습효과"...현대·기아차, 반도체 수급난에 타격없는 이유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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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작년 초 와이어링하니스 수급난 학습효과로 사전 대비
증권가 "생산차질 빚을 가능성 낮다...장기화시 가격 인상 우려"
모비스 "중장기 재고확보 정책 가동"...부품 협력사 콘티넬탈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대응 상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전례없는 셧다운을 경험한 이후 철저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관련 대비를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당장의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이날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중 처음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감산을 결정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현대차그룹이 다른 완성차보다 여유로운 수급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던 건 제2의 와이어링하네스 사태를 막기 위해 미리 전반적인 부품 공급망을 점검한 덕분이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이 멈추면서 배선 뭉치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급이 막혀 극심한 생산차질을 겪은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작년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재고 확충과 대체 사양을 찾으며 생산 차질이 없도록 대비해 왔다는 얘기다.

4일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장기 재고 확보 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는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대차·기아에 차량용 반도체가 적용된 부품을 공급 중인 콘티넨탈 측도 "상황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사진 연합뉴스]

증권업계는 반도체 품귀현상이 현대차그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OEM 중 첫 셧다운을 겪은 후 핵심 부품에 대한 안전 재고를 늘려 운영 중이며, 다양한 공급망을 통해 안정적인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현대차·기아는 자유롭기 때문에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현대차·기아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3~6개월 이상 풍부한 물량을 보유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급차질이 길어지면 영향을 일부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작년 초 중국발 부품 공급이 10일 이상 끊기면서 국내 대부분의 공장이 셧다운됐다"며 "당시 수급망을 이원화하지 않은 데 따른 책임론이 일기도 했는데, 이후 중장기 조달 계획과 부품 공급망 관리 등이 체계적으로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에 최소 6개월이 걸리는 만큼 품귀 대란이 올 가을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으로 올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67만2000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체적인 감산 규모는 96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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