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어려워지는 보험료 카드결제···보험사도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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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려워지는 보험료 카드결제···보험사도 이유있는 항변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12.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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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권고에도 생명보험사 카드납 지수는 '뒷걸음'
- 저금리 탓에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보험사 수익성 악화
- 카드수수료 지급 높아지면 보험료 인상 우려 높아
생명보험 상품 가입 후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늘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길거리 음식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데 유독 보험상품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힘들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및 간편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소비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보험료의 카드납부를 독려하고 보험협회에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보험료 카드결제 문턱을 낮추지 않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18개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4.3%로 나타났다. 3분기 전체 수입보험료 17조 848억원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는 4.3%에  해당하는 7268억원에 불과하다는 수치다.

작년 4분기 생보사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4.7%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4.6%로 0.1%p 하락했으며, 2분기에는 4.5%, 3분기에는 4.3%까지 줄어들었다. 전체 수입보험료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카드결제금액 비율은 이에 못미친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신용카드납 지수가 가장 양호한 생보사는 텔레마케팅 채널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라이나생명이 36.5%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37.0% 보다는 하락했다. 이어 AIA생명과 신한생명이 각각 18.6%, 14.1%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를 나타냈으며, KB생명이 8.7%, 처브라이프생명 7.2%, 동양생명 4.3%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0.5%에 머물러, 앞으로 해당 상품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납부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 ABL생명 등은 아예 보험료 카드납부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같은 기간 16개 손해보험사들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29.4%를 기록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작년 3분기의 26.4%와 비교하면 3%p 개선됐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수치도 각각 27.6%, 29.1%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은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79.9%에 해당하지만, 장기보장성보험과 장기저축성보험은 각각 13.3%, 4.9%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자동차보험은 매년 갱신되는 의무보험으로 장기보험 상품보다도 정형화돼 있고 온라인 체결도 늘면서 카드결제가 간편하다는 해석이다.

특히 온라인채널과 자동차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보험사일수록 신용카드납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86.7%의 신용카드납 지수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AXA손보 81.7%, 에이스손보, 하나손보가 각각 67.8%, 58.6%로 순으로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높았다. 이어서 삼성화재와 DB손보가 각각 34.9%, 34.5%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 수익 구조의 한 축인 자산운용수익률이 추락한 가운데 보험료 카드결제에 따른 수수료 부담은 직접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며 "특히 보험상품이 장기적일수록 카드결제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 보험사들이 카드결제를 더욱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료 카드납부 시 최대 2%대의 카드수수료를 보험사는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보험료를 구성하는 항목인 '사업비'에 포함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이 다시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21대국회에서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하자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보험사들이 시장 자율을 강조하는 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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