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불황에 카드결제 요구까지 높아져 '설상가상'···업계 간 갈등에 금융당국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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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불황에 카드결제 요구까지 높아져 '설상가상'···업계 간 갈등에 금융당국 역할 필요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10.1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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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료 카드결제 근거 마련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로 보험업계 긴장감↑
- 보험업계, 불황 국면에 카드수수료까지 부담 시 역마진 발생 우려 커져
- 보험소비자의 편익 증진을 위한 금융당국의 업계간 갈등 해결 노력 필요
[사진=녹색경제신문DB]

 

보험소비자들의 보험료 카드결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면서 보험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국회 의안접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보험소비자가 신용카드 등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한 보험료 결제를 이유로 보험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 조항도 담았다.

실제 금융당국의 강한 카드납부 주문에도 보험사들의 신용카드납부 비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보험료 카드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험업계 보험료 카드결제 비중이 생명보험사는 3.9%, 손해보험사는 22.7%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보험업계 전체 보험료 수입은 생보사 297조원, 손보사 365조원으로 총 662조원에 달하지만, 이 중 신용카드로는 생보사가 11조원, 손보사가 83조원 가량 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24개 생보사 중 18개 보험사만 카드납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라이나생명이 35.1%로 카드결제 비중이 가장 높았고, AIA생명(14.6%), 신한생명(12.0%), KB생명(10.1%) 등이 뒤를 이었다.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생명(0.1%)과 한화생명 및 교보생명은 카드납 비중이 거의 없거나 아예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의 경우 업계 대부분인 17개 보험사가 카드납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AXA손보가 81.8%로 가장 높았고 하나손보(63.3%), ACE손보(53.0%) 순이었다. 대형손보사인 삼성화재는 28.4%, 현대해상 26.1%, DB손보 26.9%, KB손보 21.4%, 메리츠화재는 14.3%를 기록해, 생명보험업계에 비해 카드납 비중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 21대 국회에서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신용카드 이용의 보편화로 보험상품에 대한 카드 결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회사들은 카드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보험료의 신용카드 납부를 축소하거나 보장성보험 등 특정 보험상품에만 카드 납부를 허용하고 카드결제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이정문 의원은 "보험업계가 카드결제를 제한하거나 거부해 온 관행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소비자 편의를 제한한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은 사회적 문제"라며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집단 이기주의'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보험 카드수수료 조정 등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장에서 3%대의 평균 자산운용수익률 확보도 불투명한 가운데, 2% 수준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보험사 순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저금리와 저출산 등으로 보험산업은 역성장 위기에 봉착해 있는 가운데 카드결제까지 의무화될 경우 역마진 발생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료 인상은 결국 소비자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보험료 카드납부에 대한 소비자의 불평을 감내하면서도 신용카드 납부를 기피하는 보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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