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 출범 확정...SKT 박정호, '탈통신' 넘어 더 큰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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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 출범 확정...SKT 박정호, '탈통신' 넘어 더 큰 꿈 꾼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2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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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법인 ‘티맵모빌리티’ 내달 29일 공식 출범…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원안 가결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으로 혁신 추진… 5대 사업으로 성장 가속
지금 나와 있는 사업군들은 맛보기일 뿐이며, 향후 전개될 무궁무진한 사업들을 예측하기조차 힘들어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의 모빌리티 사업을 책임질 '티맵모빌리티'가 곧 출범한다. SK텔레콤은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임시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81.64%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참석 주식 총수 99.98%의 찬성으로 최종 통과됐다. 주총 승인으로 다음달 29일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날 박정호 SKT 사장과 이종호 티맵모빌리티단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주주들에게 소개했다.

박정호 사장은 “식사, 주거 외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게 교통이며, 우리 일상에서 모바일 다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모빌리티”라며 “SKT의 ICT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방식을 혁신하고 모빌리티 생태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모빌리티 전문회사를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경기권을 30분 내로 연결하는 플라잉카를 비롯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겠다. 모빌리티 사업이 SKT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법인은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 자리한다. 이곳은 지난해 2월 꾸려진 5세대(5G) 스마트오피스가 위치한 곳으로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이 동원돼 시·공간 제약 없이 업무가 가능하다. 현재 모빌리티 일부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 11월 5일 티맵모빌리티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타운홀 미팅을 열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SK텔레콤에서 신생 회사로 이동하는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모빌리티 기업에서 일하다가 SK텔레콤으로 돌아오고 싶은 직원이 있다면 언제든 이동을 돕겠다고 약속하며 직원들을 달랬다. SK텔레콤은 자회사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위로금과 스톡옵션을 지급할 예정이다. 

26일 임시주총에 참가한 SKT 박정호 사장.

탈 통신 전략 일환...더 높은 꿈을 꾸는 박정호 사장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사하는 것은 '탈(脫)통신' 전략의 일환이다. 통신사업은 대표적인 B2C 사업으로 꼽히는데 정부 간섭 등으로 1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구 감소로 내수시장 성장도 정체됐다. 이에 따라 비통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통신사 모두가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원스토어 등 네가지 비통신 사업을 갖고 있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모빌리티 전문기업 설립으로 5가지 핵심 비통신사업을 키워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박정호 사장의 구상이다. 모빌리티 분사는 탈통신 전략 중에서도 회심의 한 수로 꼽힌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단을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 10월이다.  당시 미국 우버와도 손을 잡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 양사는 모빌리티 사업의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또한 양사 공동으로 택시사업 관련 JV를 설립한 뒤 1억달러 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우버가 티맵 모빌리티에 매력을 느낀 것은 많은 가입자 수 때문이다. 현재 티맵 모빌리티의 두 축은 가입자 1800만명인 내비게이션 앱 ‘T맵’과 월 이용자 75만명인 택시 호출서비스 ‘T맵 택시’다. 여기에 우버의 운영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이 결합하면 커다란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을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모델을 출시할 가능성도 높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전문기업의 매출액을 지난해 295억원에서 2025년까지 6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모빌리티 전문기업은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이를 4조5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비통신 사업 강화차원으로 이번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설명할 수 있지만 박정호 사장은 더 높은 꿈을 꾸고 있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지난 11월 5일 타운홀 미팅때 "전문기업으로 독립했을 때 자유롭고 과감한 꿈을 그릴 수 있다"며 "집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모든 이동 과정을 편하게 누리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며 새로 생길 자회사의 비전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우버와의 협업 소식을 발표할 당시에는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로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늘도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 나와 있는 사업군들은 맛보기일 뿐이며, 향후 전개될 무궁무진한 사업들을 예측조차 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의 국내 경쟁사로 KT, LG유플러스가 꼽혔지만 앞으로는 이동수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로 확대되는 셈이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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