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 승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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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 승진 배경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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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경영실적에 5가지 핵심 비통신사업 키워낸 공 커...지배구조 이슈도 승진가능성 높여
계열사 CEO로써 부회장에 승진한 사람 수 극히 적었지만 당당히 승진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SK그룹이 내년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의 2021년 임원인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였다. 

박 사장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5년 SKC&C 대표이사에 오르며 처음으로 사장에 올랐고, 지난 4년간 SK텔레콤을 이끌어왔다. 1963년생으로 현재 나이 57세다. 연임에 성공하며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임기만료일이 2023년 3월25일까지다. 내년에는 SK 사장자리에 오른지 5년차를 맞는데다 그간의 공적도 훌륭한 만큼 사실상 SK그룹의 2인자 자리인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박정호 사장은 겉으로 보이는 실적 뿐만 아니라 SK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추진력있게 실행에 옮기며 '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점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도 내지 않은 점,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이끌어낸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부회장 승진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SK그룹 계열사 CEO로써 부회장에 승진한 사람의 수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박정호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6년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의 승진 외에는 계열사 사장으로써 부회장 승진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 부회장 승진은 회사 수장으로써의 역할, 그 이상을 요구한다. 부회장 자리는 사실상 SK그룹 최태원 회장 뒤를 잇는 2인자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 함께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밑으로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을 포함한 4명의 부회장단 체제가 됐다. 

SK그룹은 "올 한해 치열하게 논의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각 사가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게 되는데,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두 명의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며 "이번 인사로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경영실적 준수...비통신사업 키우며 미래성장동력 확보 일등 공신

박 사장 취임 후 지난 4년간 SK텔레콤의 경영실적은 꽤 준수하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 16~17조원 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영업이익은 2017년 1조5366억원, 2018년 1조2018억원, 지난해 1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였지만 5G 집중 투자를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 올해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텔레콤이 매출 18조5592억원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18조원 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도 1조2824억원으로 전년보다 15.5%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호조세의 배경에는 박정호 사장을 필두로 지난 수년간 지속해온 비통신 사업부문이 힘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비통신사업으로 미디어, 보안, 커머스, 앱마켓 '원스토어', 'T맵'을 중심으로 한 모밀리티 사업 등 5가지 핵심 비통신 사업을 꾸준히 육성해 왔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7308억 원, 영업이익 3615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 19.7% 늘어났다. 비통신 사업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가 힘을 내 준 덕분이다. 이들 세가지 사업은 모두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앱마켓 원스토어도 전년동기비 매출이 27%나 성장하며,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9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다. 

박정호 사장은 5번째 비통신 핵심사업인 '티맵'도 최근 분사를 확정했다. 신규 법인 '티맵모빌리티'가 다음달 29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미국 우버와도 손을 잡을 예정으로 우버의 운영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을 티맵과 결합시키면 커다란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이 '소통의 달인'답게 신규법인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의 상실감 해소를 위해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으며, 주주들에게도 양해를 구하며 무리없이 진행시켰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통신3사 중 가장 비통신사업 부문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러한 5대 핵심사업 부문의 성장세와 향후 사업전망이 워낙 유망하기 때문이다. 박정호 사장 이전에는 비통신사업의 매출 비중은 20%대였으나 현재 35%까지 높아졌으며, 40% 돌파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이러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이끈 인물이 박정호 사장이다. 앞으로 티맵모빌리티 분사와 원스토어 상장 이슈 등 주요한 현안들이 남아있어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증권투자업계는 SK그룹이 SK텔레콤을 SK하이닉스 지분 등을 보유하는 투자회사와 나머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분할한 SKT의 투자회사를 그룹의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SKT가 중간지주사로의 변화를 꾀하게 되면 박정호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 CEO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과거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외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박정호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됐지만 SK텔지배구조 개편안으로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는 등의 변화와 SK텔레콤의 향후 성장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며 박정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6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박정호 사장이 주주들에게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박정호 사장이 주주들에게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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