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왕' SKT 박정호, 주주 설득에 이어 직원 불안 해소에도 팔 걷어
상태바
'소통왕' SKT 박정호, 주주 설득에 이어 직원 불안 해소에도 팔 걷어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11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 모빌리티 전문기업 분사관련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직접 직원들에게 양해 구해
분사 후 SK텔레콤으로 돌아오고 싶은 직원이 있다면 이동 추진
평소에도 사내게시판 통해 의견 남겨, 애널리스트 초청해 소통하고 사업설명회 통해 주주와도 직접 소통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소통 경영'이 화제다.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5일 SK텔레콤 본사에서 모빌리티 전문기업 분사관련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직접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어 티맵 사업부를 분사해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 설립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단을 출범시킨 후 티맵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모빌리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티맵은 가입자가 1800만명으로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내 모빌리티 사업을 분할해 ‘티맵 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당 사업부 일부 직원들의 동요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에서 신생 회사로 이동하는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을 마련한 것이다. 이 날 미팅에는 모빌리티 관련 구성원 5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신생 회사로 이동할 때 회사 브랜드나 사회적 지위가 달라져 고민이 생긴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모빌리티 기업에서 일하다가 SK텔레콤으로 돌아오고 싶은 직원이 있다면 이동을 추진하겠다. 언제든 열려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위로금과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또 박 대표는 "전문기업으로 독립했을 때 자유롭고 과감한 꿈을 그릴 수 있다"며 "집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모든 이동 과정을 편하게 누리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며 새로 생길 자회사의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직접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직접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 대표는 '소통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도 사내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중요 현안을 설명하곤 한다. 박 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30일 사내 게시판에 ‘구성원 여러분께 당부의 말씀 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얼마 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에 T맵 대신 경쟁사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탑재됐다”며 “일하는 방식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절박함과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당부를 남겼다. 

본사·계열사 CEO 및 임원들이 조직이 아닌 ‘나의 관점’에서 계획을 말하는 ‘2분 발표회’를 열고 임원의 발표를 전 직원과 공유한 사례도 유명하다. 박 대표는 2019년 9월 5일엔 본인을 포함한 경영진을 총출동시키고,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우리가 이룬 변화, 우리가 가진 기회 – 이동통신사를 초월하다'를 주제로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와 4대 사업부장이 총출동해 사업설명회를 연상시키는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개회 전 주주대상으로 티움 전시관 투어를 진행하고, 약 1시간 동안 주요 경영진이 지난해 경영성과와 비전에 대해 밝힌 후 질의응답까지 실시했다. 주주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박 대표의 소신의 결과다. 박 대표는 당시 "주주총회를 파티식으로 열고자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직접 주주들과 만나지는 않았지만 실시간 생중계 방식을 접목해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들을 상대로 실적고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온라인상에서 받은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CEO 등 경영진이 주총 현장에서 답변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인데 박 대표가 직접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된 비전과 성장 전략, 사업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박정호 대표가 평소에 주주, 애널리스트, 고객 등 외부 소통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내부 소통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타운홀 미팅도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