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SKT·KT·LGU플러스 '10% 영업이익률 시대'는 다시 올까?... 통신 '정체', 비통신 사업으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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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SKT·KT·LGU플러스 '10% 영업이익률 시대'는 다시 올까?... 통신 '정체', 비통신 사업으로 '활로'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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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2015년, KT는 2010년, LG유플러스는 2005년이 마지막...지금은 5~7% 수준
수익성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규제'...통신3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올해 영업이익률 상당폭 개선...'영업이익률 10%'는 탈(脫) 통신 성장이 관건

SK텔레콤(대표 박정호), KT(대표 구현모), LG유플러스(대표 하현회) 등 통신3사의 영업이익률이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통신3사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성장세가 발목을 잡히고 있다고 호소한다. 영업이익률 10% 시대가 다시 도래하기 위해서는 비통신 사업이 대폭 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영업이익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05년 23.1%를 넘었으나 이후 낮아지기 시작해 2010년 16.3%, 2015년에는 10%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하향 상태다. 2016년 9%를 기록하며 10%대가 깨지더니 2017년 8.8%, 2018년 7.1%, 2019년 6.3%까지 하락했다. 

KT의 경우 2005년 영업이익률이 14.2%를 기록했으나 2010년 10.2%로 낮아졌고, 2015년에는 5.8%까지 내려앉았다. 2016년 6%대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4~5% 대를 오갔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7%로, 통신3사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신3사 중 가장 규모가 작았던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10.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2010년 7.7%로 하락했고, 이후 5년간 5~6% 대에 머물렀다. 

통신3사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긴 적은 SK텔레콤이 2015년, KT는 2010년, LG유플러스는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 통신3사 사이에서는 영업이익률 10%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5G 통신망을 대거 깔아야 하고, 28㎓ 5G 서비스도 준비하는 등 향후 2~3년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국내 통신3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해외 주요 통신사들이 최고 20~30%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지난해 텔레코뮤니카시(인도네시아·32.8%), 텔스트라(호주·25.1%), 텔리아소네라(스웨덴·20.5%)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또 차이나모바일(중국·18.9%), NTT도코모(일본·18.4%), KDDI(일본·15.3%), 소프트뱅크(일본·16.3%), 미국 버라이존(미국·15.4%), 도이치텔레콤(독일·11.8%) 등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수많은 국민들이 국내 통신3사가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실상은 영업이익률 5~6% 대의 벽을 못넘고 5년간 정체해 왔고, 내년 통신사업 전망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익성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규제'...통신3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다

국내 통신3사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주요 통신업체들에 비해 낮은 이유로는 요금 규제로 인한 수익 저하, 경쟁 심화에 따른 휴대폰 지원금 등 마케팅비 과다 지출, 5G 인프라 투자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인구 감소로 내수시장 성장 가능성도 낮다. 통신3사의 가입자는 중복가입자를 포함해 약 6400만명으로 포화상태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인가·신고·규제 주무부처가 나뉘어있어 발생하는 이중 삼중 규제가 통신3사에게는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디지털엑스 서밋 2020’ 행사에서 구현모 KT 대표는 “모바일은 요금인하 등 정부에서 계속 규제가 들어오고 있어서 성장이 어렵다”고 직접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을 정도다. 통신은 이른바 '규제 산업'으로 불린다. 정부가 사업 허가를 내주고, 사업에 필요한 자원(주파수)도 내주는 등 갑의 지위를 갖고 있는 반면, 통신업체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을'의 입장이다. 

더욱이 통신3사는 모든 국민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감 때 공격을 받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올해 10월 국감 때는 5G의 비싼 요금제로 질타를 받았다. 지난 달 초 국민의 힘 소속 의원 28명은 "통신사 배만 불려준다"며 단통법 폐지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통신비 인하 대책의 일환으로 통신3사에 보편요금제 출시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으며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왼쪽부터),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0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각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왼쪽부터),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0월 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각각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통신3사에 투자비까지 강요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올초 코로나19 위기극복과 디지털뉴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통신업계에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통신3사는 3년간 25조원에 달하는 5G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화답한 당근책은 생색내기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지원책으로 제시한 세제지원이 올해 이후 일몰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7월에는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와 간담회를 갖고 규제들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희망으로 끝났다. 통신3사는 우선 영업보고서 제출의무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5G 인프라 투자금 마련에도 벅찬 상황에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두고 정부와 통신3사의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공공 자원인 전파를 통신 회사에 5~10년 단위로 사용권을 주고 대가를 받는다. 

통신3사는 현재 2G·3G·LTE 운영에 총 410㎒ 대역폭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320㎒에 해당하는 대역폭의 사용 기간이 내년 6월 만료된다. 이통3사는 과거 사례에 근거해 이번 재할당 비용을 1조5000억원~1조6000억원 사이로 예상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비용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도 내년 정부 예산안에 주파수 재할당 대가로 4조원대를 추산해 반영했다. 정부가 산정한 금액과 통신3사가 예상한 비용에 차이가 대략 2조~3조원에 이르는데, 예산안이 통과되면 이 비용을 고스란히 이통3사가 물어야 한다. 이에 통신3사는 정부에 ‘차라리 경매하는 게 낫다’는 입장까지 전달한 상태다. 

이러한 정부규제들이 통신3사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권남훈 교수는 "통신비 절감이라는 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선진화된 시장경제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형태의 규제들까지 추진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통신산업의 활력이 약화된 것이 정책에만 원인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규제 확산은 미래의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이고 대중을 의식한 목표에서 벗어나 통신산업을 차세대 ICT신산업과 먹거리 창출의 기반으로 회복시키려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상당폭 개선...'영업이익률 10%'는 탈(脫) 통신에 달려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13조7840억원, 영업이익 1조23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7.4%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KT는 17조7094억원의 매출과 1조1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9조9002억원, 영업이익 7107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7.2%로 지난해보다 1.7%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러한 실적의 성과는 사실상 비통신 신규 사업들이 힘을 내준 덕분이다. 통신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선사업  성장세가 정체된 반면, 통신3사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신사업들이 올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SKT는 올해 무선사업 매출이 1%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미디어, 보안, 커머스가 두자리수 성장세를 보여줬다. KT 역시 무선사업 성장률은 정체됐지만 IPTV와 AI/DX 등 신규사업의 성장세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LG유플러스도 IPTV와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홈 등 신규사업들이 힘을 내며 높은 성장세를 이끌었다.

구현모 KT 사장이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현모 KT 사장이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통신3사는 이러한 신사업들을 열심히 키워서 10%대 영업이익률에 도전할 방침이다. 통신사업에서는 정부, 소비자 눈치로 높은 마진을 챙기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시장성장을 기대할 수 없으니 탈(脫) 통신 사업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SKT, T스퀘어 등으로의 사명 변경을 적극 검토중이다. 통신사를 의미하는 ‘텔레콤’을 버리고 기존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성이 보장되는 사업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구현모 KT 사장도 지난 10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통신 의지를 밝혔다. 구 사장은 “KT 매출의 40% 정도를 통신 아닌 비통신 영역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디지털전환(DX)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혁신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해 미디어사업 규모를 키웠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에 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가해 물류로봇 등을 선보이며 신규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AI, 클라우드게임 등 다양한 비통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통신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면서 의료·모빌리티, 금융, 보안, 커머스 등 '탈 통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통신사업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정부 눈치를 봐야 하지만 비통신 신규 사업으로 실적을 높이는 것은 눈치볼 필요가 없다는 점도 탈통신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5%가 되든, 10%가 되든 요금제에 대한 얘기는 계속 나올 것"이라며 "결국 영업이익률 10%대를 달성하는 것은 비통신 사업들이 얼마나 힘을 내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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