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젠투펀드에 발 묶이나···이현 대표 연임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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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젠투펀드에 발 묶이나···이현 대표 연임 '안개속'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0.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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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액투자 젠투 펀드 수사 지지부진, 손실 가능성 연임 변수
이현 키움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사진=녹색경제신문)

젠투파트너스(젠투) 펀드의 자금회수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이 펀드에 거액을 투자한 키움증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현 대표의 임기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 그 연임여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젠투는 지난 6월 말 환매 중단을 선언해 라임 사태에 버금가는 1조원대 피해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20일 감독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빠른 상환 조치를 위해 국내 판매사들은 홍콩 금융당국에 젠투 관련 민원을 넣고, 금감원도 홍콩당국과 정보 교환 등을 하며 감사를 요청하고 있지만 젠투와 환매중단 펀드 모두 영국령 조세피난처에 법인 등록을 해놓아 조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우기 젠투의 책임자인 신기영 대표(영문명 Kyle Shin)도 잠적한 상태로 행적이 묘연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홍콩뿐 아니라 영국 당국과의 공조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 홍콩당국에도 정식 공조 요청이 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수사 장기화는 불가피할 조짐이다.

증권사들과 일부 은행들은 젠투가 운용하는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및 재간접 펀드 등으로 만들어 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지난 6월 말 홍콩계 사모펀드 회사인 젠투 1조3000억원대 규모의 채권형 펀드의 환매 연기를 국내 금융사들에 통보했다.

해당 펀드는 주로 미국 채권에 투자한 상품으로 법인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손실이 확정될 경우 환매중단 펀드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개인과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약 1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젠투펀드 판매·투자 금액은 총 1조808억 원,
이중 환매 중단 금액은 1조125억 원에 달한다. 그중 신한금융투자 4200억 원, 삼성증권 1451억 원, 한국투자증권 179억원 등 총 5830억 원이 모두 환매 중단됐다.

또, 우리은행 902억 원 과 하나은행 429억 원은 판매액 1331억 원 중 648억 원(우리은행 347억 원·하나은행 301억 원)의 돈줄도 묶였다.

더욱이 삼성증권은 판매뿐 아니라 직접 회사 고유재산 542억 원을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을 당했고, 키움증권도 3105억 원의 투자금이 묶인 상태다. 두 증권사에 묶인 자금만 3600억 원이 넘는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두회사는 자기자본 투자로, (투자금) 자체를 온전히 돌려받지 못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거니까, 증권사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40억원, 순이익은 221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80.9%, 317.0%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 덕분이다.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중 리테일 부문의 비중은 76.2%로 지난해 51.1%에서 25.1%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키움증권이 젠투에 투자한 대규모 투자자금이 회수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자칫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이현 대표의 향후 거취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주요 증권사 전·현직 CEO들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젠투 펀드 이슈와 맞물린 키움증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부통제 표준 규정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 CEO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행정 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사모펀드 사태를 근절하고자 하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이현 대표의 거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이현(63) 키움증권 대표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실적이 좋아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연임을 장담하기 힘들수도 있다 .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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