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고정비 2000억' 아시아나항공에 정부는 '고리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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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고정비 2000억' 아시아나항공에 정부는 '고리 장사'?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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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기안기금 연 이자 1600억원대...3분기 1000억원대 적자 전망
- 정일영 의원 국정감사서 "기안기금, 시중금리보다 높아 기업에 부담"
- 채권단, 기안기금 지원 시 영구채 1조2800억원...주식 전환시 지분율 50% 육박

아시아나항공의 기안기금 투입에 고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정책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아시아나에 대한 대출금리를 연 '7%+α(알파)' 수준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지난달 11일 아시아나에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기금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아시아나는 대출금리 연 '7%+α(알파)'를 적용할 경우 연 16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기안기금 정책 취지와 맞지 않게 '고리 장사'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는 2%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나가 월 2000억원에 육박하는 고정비를 감당해야 하는 등 전례없는 위기라는 특수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화물 호조에 따른 2분기 흑자가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3분기 10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가 지난 2분기는 화물사업 호조로 영업 흑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는 화물 운임 상승률 둔화로 재차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진 아시아나]

7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기안기금의 고금리와 집행실적이 없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정 의원은 "기안기금은 지원 성격이 강한데,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의 부담을 안고 지원하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가"라며 "높은 신청 문턱과 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지원 대상의 폭이 좁은 것과 총 40조원을 책정해 놓고 별도의 성과관리 지표조차 없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기금 지원 요건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발생, 총 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등이다. 기금 지원에는 최소 90% 이상의 고용 총량 6개월간 유지, 배당·자사주 매입 금지 등의 조건이 붙는다. 

특히 정부가 추후 전환사채 등을 주식으로 전환, 경영 정상화에 따른 이익을 공유한다는 조건은 기업들에 큰 부담이다. 정부는 기안기금 지원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업 측에선 경영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 기안기금 지원 과정에서 채권단이 보유하게 되는 영구채 규모는 현재 8000억원에서 1조28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지분율은 50%에 육박하게 된다.

산업은행 측은 아시아나 금리 산정에 대해 시장금리에 '리스크'를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한 것이며, 시장 조달 실패에 따른 '패널티'적인 성격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은 델타항공에 10년 만기 16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1~2% 수준의 금리를 적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간산업 안정을 위해 40조를 책정했다고 떠들썩하게 발표했으나 실상 들여다보면 고금리 대출지원이 됐다"며 "금리산정 체계를 수정하지 않고 패널티를 운운하면서 정책 실효성을 바란다는 게 어폐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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