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브랜드, 깊어지는 부진의 늪...한국닛산 철수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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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브랜드, 깊어지는 부진의 늪...한국닛산 철수설 '재점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5.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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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시장 올 1~4월 10% 성장에도 일본차 판매량 전년比 62% 감소
- 한국닛산, 적자 장기화에다 판매망 지속 축소...닛산 본사도 '휘청'
- 닛산의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위주로 '체질개선' 작업...한국닛산 운명은

일본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닛산의 경우 본사 경영난까지 가중돼 '한국 철수설'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차 5개 브랜드의 올 1~4월 누적 판매량은 총 5636대로 전년 동기(1만5121대) 대비 62.7% 감소했다.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량이 같은 기간 10.3%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뼈아픈 실적이다. 

지난달의 경우 렉서스는 전년동기대비 68.3% 감소한 461대, 토요타는 62.8% 줄어든 309대를 파는 데 그쳤다. 혼다 또한 68.6% 감소한 231대, 닛산은 34.2% 줄어든 202대가 판매됐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는 73.5% 급감한 56대가 팔리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한국닛산은 실적 급감에다 닛산 본사의 경영악화로 한국 철수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닛산은 오는 27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프랑스 르노, 일본 미쓰비시와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는다. 

또한 닛산은 오는 28일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에서 라인업 및 딜러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새로운 판매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장을 강화하면서 근본적인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한다는 것.

업계에선 닛산 본사가 경영 악화 타개책으로 주요 몇개국을 중심으로 전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국닛산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국닛산은 지난해 9월 한국 철수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한국닛산의 철수설을 부채질하는 요인은 같은 일본계 브랜드 내에서도 경영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 점이다.

한국토요타는 올 초 신형 모델 4종을 연이어 출시했고 연내 3곳의 서비스센터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토요타·렉서스 합산 시 총 54개의 서비스망이 운영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닛산은 영업망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20여곳에 달하던 대리점은 7개까지 줄어들었고 추가적인 판매망 축소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품 라인업은 지난해 출시한 알티마와 맥시마 등으로 소비자 선택지마저 부족하다. 

주목할 점은 한국닛산이 일본차 불매운동 이전부터 판매 부진이 깊었다는 것이다. 한국 철수설의 배경은 '보이콧 재팬' 때문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닛산은 2018년4월~2019년3월까지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회계연도(2019년4월~2020년3월)에는 적자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부진은 불매운동의 여파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상품성을 강화한 신차를 다수 출시한 것도 주된 원인"이라며 "지난해 말 진행한 할인 행사같은 특별 프로모션이 없는 한, 독일 3사부터 디자인·성능이 강화된 타 수입차 브랜드들 중 일본차를 구매할 유인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렉서스 자동차 전시장. [연합뉴스 제공]
렉서스 자동차 전시장. [연합뉴스 제공]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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