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공단 대기업, 번갈아 사고… 말뿐인 재발방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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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공단 대기업, 번갈아 사고… 말뿐인 재발방지 대책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5.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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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LG화학까지… 노후화 시설이 문제
사고 때마다 대책 마련 약속… 환경·안전 분야 투자 검증 잘해야
19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에서 불이나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에서 불이나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 서산 대산공단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만 3건으로 공단에 입주한 대기업들이 번갈아 사고를 일으켰다. 기업들이 사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는데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고에 주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산공단 시설이 노후화해 정기 보수와 관리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대산공단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사고는 지난 19일 LG화학 촉매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다. 이날 발생한 불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유해 화학 물질이 누출되지는 않았다.

이날 발생한 사고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2주 전 인도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는 듯 잇따른 사고에 그룹 차원에서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산공단 전체로 보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4일에는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NCC)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인근 공장 직원뿐 아니라 주민까지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도 롯데케미칼 측이 재빠르게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와 사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4월 7일에는 현대오일뱅크에서 악취가 발생해 인근 주민 50여 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현대오일뱅크 측은 “정기 보수를 위한 공정 처리 부하량 감소 과정에서 액화석유가스(LPG)를 회수하려다 일부 가스가 순간적으로 연소 탑에 지나치게 많이 유입됐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사고가 잦은 원인으로는 오래된 시설이 꼽힌다. 1990년대 초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산공단은 벌써 3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했다. 기업들이 매번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는데도 사고가 잇따르는 근본 원인이다. 사고 때마다 나오는 재발 방지 대책에도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이유다.

앞서 지난해 8월 대산공단 내 4개 대기업인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은 안전·환경 분야 807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로서는 이 투자 계획이 본격화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4사에 대한 실제 검증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시행된다. 서산시는 투자 민간인을 포함한 합동검증단을 꾸려 계획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효돈 서산시의회 의원은 “30년 된 공장이 사고날 개연성은 언제든지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 안전 점검과 시설 보수 등을 해야 하는데 소홀했던 것 같다”며 “안전 점검과 시설 개선을 여부를 검증할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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