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폭발!' 서산 화학사고…롯데케미칼 사과에도 주민들 ‘불신·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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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폭발!' 서산 화학사고…롯데케미칼 사과에도 주민들 ‘불신·불안’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3.06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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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고로 56명 인명피해
대산 4사 8070억 투자계획… 제대로 된 점검 중요
지난 4일 새벽 3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새벽 3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발생한 롯데케미칼 납사(나프타) 분해공장(NCC) 폭발사고로 충남 서산 대산공단 안전 문제가 재점화했다. 인근 공장 직원뿐 아니라 주민까지 피해를 입는 사고로 지역 거주민들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와 사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롯데케미칼의 약속에도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눈치다. 공단이 30년 가까이 운영돼 노후화한 데다 설비 교체 등을 점검할 공신력 있는 전문 기관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소방당국 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4일 새벽 3시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모두 56명이다. 공장관계자 12명(중상 1명, 경상 11명)과 인근 주민 44명(전원 경상)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과 롯데케미칼 측은 납사분해공정 중 압축공정 과정에서 가스누출이 일어나면서 이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세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사장은 사고 발생 직후 직접 고개를 숙이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사측이 발빠르게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주민들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산공단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또 다시 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산읍 면사무소 직원 A씨는 “사고가 날 때마다 주민분들께서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재발 방지가 말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주민들 마음”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의 불안에는 이유가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산공단이 30년 가까이 지나 노후화하면서 최근 사고 발생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LG화학 페놀 유출 사고와 지난해 5월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 등을 포함해 최근 5년 사이 이 공단에서 발생한 화학사고가 28건에 이른다.

사고가 잦자 대산공단 내 4개 대기업인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안전·환경 분야 807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충남도와 서산시 직원, 시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점검반도 꾸려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도 점검한다. 지난 1월과 2월 1, 2차 회의를 거쳐 이달 중으로 실무회의를 열 계획이다. 4사에 대한 실제 검증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시행된다.

다만, 민관합동점검반이 하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관합동점검반이 꾸려지더라도 전문 인력이 부족해 돈이 실제 환경·안전 쪽으로 투입되는지, 평소 예산으로 쓰이던 정기·유지보수 쪽으로 사용되는지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정도에 머물 거라는 우려다.

대산공단 안전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안효돈 서산시의회 의원은 “회사가 모여 8070억 원을 투자한다고 한 점에 대한 노력은 인정해 줘야 한다”면서도 “안전 점검과 시설 개선을 제대로 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나 체계가 없어 사실상 기업 양심에만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이어 “석유화학 시설이 객관화와 상설화가 돼 있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국가적으로 인력과 시스템을 조직해 안전점검과 시설보수 개선이 충실히 이행됐는지 제대로 점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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