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석유화학엔 호재될까…코로나19 수요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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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석유화학엔 호재될까…코로나19 수요 회복이 ‘관건’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3.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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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또 급락… WTI 3개월 만에 60달러→30달러 이하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값 하락 기대… 수요 받쳐줘야 이익
국제유가가 또 한 번 급락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또 한 번 급락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또다시 떨어졌다. 올해 초 60달러가 넘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3개월 만에 30달러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원유 공급이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단기 마진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석유화학제품 수요 부진은 이런 장점을 희석시킬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

1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을 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 내린 28달러 70센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사우디와 러시아 간 원유 전쟁이다.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육국 모임인 OPEC+의 추가 감산 합의를 러시아가 거부하면서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사우디 아람코가 곧바로 공식판매가격(OPS)를 인하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 일일 산유량을 970만 배럴에서 1230만 배럴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유가 하락은 기본적으로 석유화학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석유화학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납사)를 싼값에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데, 국제유가 하락은 이 가격을 낮춘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은 단순히 원가 절감 측면에서만 살펴볼 수는 없는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미·중 무역분쟁 등 위축돼 있던 석유화학 수요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악화되고 있다”며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원재료 가격 하락은 업황에 결코 좋은 상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황에서 나프타를 원료로 쓰면서 생산하는 기초 재료인 에틸렌 가격이 동반 하락할 경우 유가부터 제품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전반적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으로서는 중국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 시작한 점은 고무적이다.

LG화학은 현재 3월 나프타분해공정(NCC) 가동률 5% 하향 계획을 철회하고 100% 가동하고 있다. 다만, 다운스트림(원유수송·정제·판매) 가동률 하향이 있었던 만큼 매출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역시 중국 닝보 지역 폴리염화비닐(PVC) 가동률이 지난달 70%에서 현재 100%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수요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맞는데 중국 수요 부진 우려가 극심했던 2월보다는 회복한 상태”라면서 “유가 하락 국면에서 화학 부문의 단기적 마진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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