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시냅스를 이용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AI 반도체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연산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초저전력 AI 전용 반도체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직무대행 윤석진)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송경미 박사, 주현수 박사, 장준연 소장, 우성훈 박사(현 IBM) 공동연구팀은 소용돌이 모양의 나노 스핀 구조체인 ‘스커미온(Skyrmion)’을 이용해 차세대 저전력 뉴로모픽 컴퓨팅(사람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 시스템을 모사한 컴퓨팅 기술) 소자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스커미온’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이다. 특유의 구조적 안정성,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 생성과 개수 조절이 쉽다. 이런 장점으로 메모리, 논리소자, 통신 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 적용하기에 매우 좋은 구조체이다.

개개의 스커미온은 각각 고유한 전기 저항을 가진다. 스커미온 개수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아날로그적으로 조절하고 측정할 수 있다. 이런 우수한 특성으로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에 관한 관심이 높다. 스커미온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적 어려움으로 현재까지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다.

KIST 연구팀은 신경전달 물질과 같은 원리로 스커미온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시냅스 가중치를 변화시킬 수 있음에 착안했다. 그동안 개념적으로만 제안됐던 스커미온 전자소자를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를 기반을 둔 시냅스 소자를 최초로 제작했다. 기존 시냅스 소자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전압으로도 동작하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갖는다.

연구팀은 이 인공 시냅스 소자를 이용하여 손글씨 숫자 패턴(MNIST) 인식 학습을 진행했을 때 90%의 높은 인식률을 증명했다.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인식률을 얻기 위해 수십만 번의 반복 학습이 필요했다. 스커미온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는 1만5000회 학습만으로 달성 가능했다. 인식에 필요한 소자의 전력 소모를 10배 이상 감소시킨 것이다.

송경미 박사는 “기존에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연구 결과”라며 “전기적으로 제어되는 스커미온의 개수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를 제어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양으로써 시냅스 가중치를 조절하는 인간의 뇌를 가장 밀접하게 모방했다”고 말했다.

주현수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스커미온’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은 차세대 물질이나 새로운 소자 기반의 뉴로모픽 소자를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 분야 연구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Electronics’에 3월 16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Skyrmion-based artificial synapse for neuromorphic computing)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