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이렇게 얇은 카메라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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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이렇게 얇은 카메라 봤어?”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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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초박형 카메라 개발…모바일·의료영상 기기 등에 응용
이번에 개발한 초박형 카메라는 동전 1센트 두께의 절반에 불과하다. [사진=카이스트]
이번에 개발한 초박형 카메라는 동전 1센트 두께의 절반에 불과하다. [사진=카이스트]

곤충의 눈을 닮은 초박형 카메라가 나왔다. 최종 개발된 카메라 렌즈의 두께는 0.74mm로 1센트(약 1.55mm) 동전 절반 정도의 두께에 불과하다. 이 같은 특징으로 모바일, 감시와 정찰 장비, 의료영상 기기 등 다양한 소형 카메라가 필요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고해상도 이미징을 위한 곤충 눈 구조의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다. 이 카메라는 독특한 시각 구조를 가진 제노스 페키(Xenos peckii)라는 곤충의 눈을 모사해 개발했다. 상용 카메라보다 더 얇은 렌즈 두께와 넓은 광시야각을 갖는다.

최근 초소형과 초박형 스마트 기기의 개발로 소형화된 이미징 시스템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기존 카메라는 물체의 상이 일그러지거나 흐려지는 현상인 수차를 줄이기 위해 다층 렌즈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렌즈 두께를 감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존의 곤충 눈을 모사한 미세렌즈 배열(Microlens arrays)은 렌즈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Optical crosstalk)로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제노스 페키 곤충의 시각 구조를 모사한 렌즈를 제작했고 이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해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다. 곤충의 눈은 렌즈와 렌즈 사이의 빛을 차단하는 색소 세포(pigment cells)가 존재한다. 각 렌즈에서 결상(어떤 물체에서 나온 광선 등이 반사 굴절한 다음 다시 모여 그 물체와 닮은꼴의 상을 만드는 현상)되는 영상들 간의 간섭을 막는다. 이러한 구조는 렌즈들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를 막아 고 대비 및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 차단 구조를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매우 얇게 제작해 렌즈들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를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렌즈의 두께를 최소화하기 위해 렌즈의 방향을 이미지 센서 방향인 역방향으로 배치했다.

연구팀은 카메라의 원거리에 있는 물체를 모든 렌즈에서 같은 시야각을 통해 같은 영상을 획득하고, 이 배열 영상들은 해상도를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했다. 합성된 영상은 합성 전 단일 채널 영상보다 향상된 해상도를 가짐을 확인했다.

정기훈 교수는 “실질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이 카메라는 영상획득이 필요한 장치에 통합돼 장치 소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김기수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 Applications)’ 2월 27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Biologically Inspired Ultrathin Arrayed Camera for High Contrast and High Resolution Imaging)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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