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환율 고공행진에 신용위험 까지 이중고
상태바
해외채권, 환율 고공행진에 신용위험 까지 이중고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3.26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채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헤지비용 상승

국내 해외채권 투자자들이 급등하는 환율과 신용위험으로 비상등이 켜졌다. 저금리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해외채권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최근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회사채 신용등급하락,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면서 평가손실로 이어져 자칫 자산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300원 선 가까이 치솟은 후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후 진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5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나 낮췄다. 뿐만아니라 전날 포드의 신용등급을 'BBB-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델타 항공의 신용 등급을 종전보다 2단계 낮은 ‘BB’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디스는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포함한데 이어 부산,대구,경남,제주은행은행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또, 앞서 S&P는 GS칼텍스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국민연금 해외채권 투자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0조5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국채와 정부관련채 비중이 전체 해외 채권 중 각각 48.5%, 21.5%다. 그중 회사채 비중은 21.9%에 달한다.

또,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보유 유가증권은 141억8000만달러(17조 4000억원)다. 보유규모는 전년도 보다 27%나 늘었난 것으로, 24% 증가한 대출금등 다른 자산항목들보다 가장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생보사들의 해외채권 등 외화유가증권 투자금액은 110조4000억원이다. 지난 2017년 11월 87조6000억원에서 3년간 26%나 증가했다. 지난 2015년 47조8,598억 원에 비하면 5년 새 1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외채권을 2조원 이상 보유한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11월 기준 11개에 달하는데, 한화생명 28조1000억원, 교보생명 19조3000억원, 삼성생명 16조7000억원, NH농협생명 13조4000억원, 동양생명 6조5000억원 순으로 많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우려됐던 기업 신용등급 줄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비단 회사채 뿐만아니라 사태 장기화 여부에 따라 경제가 취약한 국가의 금융채, 지방채, 외화국채 등으로 차례로 번져나갈 위험이 적지않다. 

이경우 채무불이행 위험의 상승과 함께, 단기보유, 중도매각 분류 채권 평가손실, 환율상승에 따른 헤지비용 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과 미국 모두 기준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환헤지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지난해 한화생명, NH농협생명 등 생보사들의 당기순이익 감소에는 환헤지 비용 급증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대외 금융시장 충격이 어느때 보다 큰 때인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