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 까다로워졌다...선의의 소비자 부담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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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가입 까다로워졌다...선의의 소비자 부담만 커져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2.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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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실손보험 인수심사 강화로 가입 까다로워져, 선의의 소비자 불만 증가
- 관련기관 간 좁혀지지 않는 이견...금융 당국 나서야 할 때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로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던 보험사들이 손해율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업계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130%대에 이른다. 1000원의 보험료를 받았다면 1300여원의 보험금 지급 및 관련 비용을 사용했다는 수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실손보험 손해액은 전년보다 15.7% 증가한 8조7300억원, 지난 2019년에는 상반기에만 5조12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업계가 실손보험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에 부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실손보험의 손해율 방어를 위해 계약 인수 심사기준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입 문턱을 높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의 영업전략이다. 아울러 손해율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은 손해율 높은 영업지점과 보험설계사에 대한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손해율과 단독실손체결률이 일정 수준 이상인 지점에 대해 실손보험의 비급여 특약 가입시 방문진단 심사를 필수 사항으로 정했다.

롯데손보도 21세 이상 단독실손 가입자에게 방문진단 심사를 거친다. 메리츠화재도 방문진단 심사를 기존 66세 이상에서 61세 이상으로 낮춰 심사를 강화하고 장기손해율분석조직도 신설하는 등 분주하다. NH농협손보는 이미 지난해 3월부터 방문진단 심사 기준을 30세로 크게 낮춰 유병자 가입을 깐깐하게 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손보사들이 심사 기준 강화 방안으로 가입을 까다롭게 하는 방문진단 심사를 확대한다”며, “이는 보험 가입 희망자를 직접 방문해 혈압, 혈액, 소변검사 등을 통해 가입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깐깐한 심사 기준과 함께 손해율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보험금 누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올해는 금융 당국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17일 금융위 정부 업무보고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6월까지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도 개편한다고 밝혔다. 의료이용에 따른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고,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률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손해보험협회에서도 ”실손보험료가 매년 오르는 근본 원인이 비급여 의료비 확대 때문이다“는 보험업계의 주장에 따라 ”비급여 진료 표준화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의료비를 보장해주는 3800만명이 가입한 국민의료보험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면서 보험료만 계속 인상하거나 가입창구를 좁히는 방안은 선의의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보다 근원적 해결을 위해 정부기관과 협회 및 보험사가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지난 10여년째 추진 중이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가 그 한 단면“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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