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선박용 후판 가격 놓고 철강업계와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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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선박용 후판 가격 놓고 철강업계와 팽팽한 줄다리기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2.1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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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 "작년 사실상 동결, 인상 해야"...국제 철광석 가격 여전히 높아
- 조선업계 "국제 철광석 가격, 안정화 국면...중국산 후판, 품질 개선돼 사용비중 늘릴 수도"
- 관계자 "장기적으로 수주회복되는 조선이 더 적극 수주해야 철강도 이익"
현대중공업 부력식 건조 도크. [사진=현대중공업]

조선업계가 올해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가격 인상을 놓고 철강업계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원가가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지난해까지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3년연속 수주 세계1위에 도전하는 조선업계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원가가 오르면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하고 그만큼 수주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3일 업계에 의하면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이달부터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올해 하반기 후판 판매단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후판은 선박용으로 많이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철판이다. 보통 선박 건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는 상·하반기 두차례 후판가격을 협상하는데, 상반기 협상은 전년 하반기에, 하반기는 상반기에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반기 가격협상이 연초에 시작해 6월께 마무리됐고 하반기 협상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7월 국제 철광석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사진=연합뉴스]

먼저 철강업계가 지난해 후판가격이 사실상 동결됐기 때문에 올해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철광석 가격은 2017년과 2018년에는 톤당 70달러대였지만 2018년 12월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해 7월에는 톤당 122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후 차차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9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는 지난해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감소한 3조8689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7.7%나 감소해 331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실적면에서는 조선업계가 철강업계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만 2131억원의 흑자로 전환했고, 나머지 회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해 흑자로 돌아서지 못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당기순손실이 1조1194억원을 기록했다. 

조선업계는 오랜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가격인상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조선업계 수주실적이 2018년 부터 세계 1위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선박의 건조기간이 길어 선박이 인도되기까지는 약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철강가격이 급등하면 당초 입찰때 산정한 원가보다 생산비용이 늘어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 

조선업계는 최근 국제 철광석 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을 주장하는 방안과, 중국산 후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앞세워 가격인상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철광석 원료 가격이 안정되는 추세고, 중국산 후판의 품질도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어 비중을 늘려서라도 비용인상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몇년째 누적된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철강업계가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 관점보다는 오랜만에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조선업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철강업계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현대중공업은 금년 수주목표를 159억달러, 삼성중공업은 84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72.1억달러로 잡고 있다. 후판 가격 상승은 수주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가격 협상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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