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19, 세계 무역 강타...국제해운지수 BDI, 4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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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로나19, 세계 무역 강타...국제해운지수 BDI, 4년만에 최저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2.1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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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해상운임 BDI 4년만에 최저...BDI케이프 지수 1999년 집계 이후 첫 마이너스
- 중국 생산전반 침체→원자재 수입 급감→원자재 가격 하락→해상운임 폭락
- 여행제한으로 중국선원 부족 현상...6개월 동안 바다에 머물러야 할 수도
- 조선업계 "영향은 아직 미미...향후 추이 지켜봐야 할 것"
중국 부두에서 노동자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중국 칭다오 항구에서 노동자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중국발(發) 코로나19 쇼크가 전 세계 무역시장을 강타하면서 국제 해상운임지수인 벌크화물운임지수(BDI)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국제 해상운임 표준인 BDI 중 초대형 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 케이프사이즈 지수는 1999년 지수 집계 시작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해운업황을 나타내는 대표지수인 BDI는 지난 10일 411까지 떨어져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는 425를 기록해 지난해 9월 4일 2518을 기록한 것에 비해 83%나 폭락했다. 코로나19 확진이 처음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1월 2일 종가(976)와 대비 45일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공장 가동중단, 격리, 여행제한, 각국의 중국발 선박 입항금지 조처 등으로 인해 유조선부터 일반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해운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철광석부터 석탄, 곡물 등 화물적재 용량이 가장 큰 케이프사이즈 화물선 운임 추락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침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조선소부터 항만에 이르기까지 선박과 관련한 모든 활동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중국 최대 조선소 밀집 지역인 장쑤성 징장시에서는 조선소 재가동 신청이 2차례 연속 반려됐다. 지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재가동 신청을 불허한 것이다.

지난주 중앙정부 지원을 받는 상하이국제해운연구소(SISI)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중국 항만의 가동률은 평상시보다 20~50% 낮은 수준이고, 운송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만 창고에 물품이 쌓여 항만 3분의 1 이상이 90% 넘게 창고가 가득찬 상태다.

BDI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수개월 동안 90% 넘게 폭락하면서 세계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등 시장에서 세계 경제동향을 가늠하는 주요 경기선행지수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BD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가운데 15만~40만t 규모의 초대형 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케이프사이즈지수는 작년 중반 5000에서 지난 4일 -133까지 떨어졌다. 선주들이 배를 운항하면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지수 집계 이후 처음이다.

철광석과 석탄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의 운임을 나타내는 BDI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글로벌 무역 업황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및 석탄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주요 수출국인 호주 연안에는 항구를 떠나지 못하는 벌크선들이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통상 BDI는 중국의 춘제 연휴 전에 일시 하락했다가 연휴가 끝나면 회복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중국의 산업 전반을 강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파급되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선·해운 분석기과 클락슨 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운 수요 회복기미가 없어졌다”며 “선적과 하역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가 여행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전 세계 해운사들의 주요 노동력인 중국 선원이 부족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제한 조처로 중국에서 교대인력이 출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통상 6개월인 근무기간을 한차례 더 연장해 반년을 바다에서 더 지내야 한다. 일부 선박에서는 식료품이 바닥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의 2월 석유소비가 최대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브렌트 유가는 올해 들어 15%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유조선 운임도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경 하루 14만 달러였던 수퍼탱커 운임은 지난 한달만에 75% 떨어져 하루 2만300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현대해상은 연초 기자회견에서 올해 1,2분기까지는 적자가 나더라도 3분기부터는 흑자를 예상했다. 이를 위해 세계 2대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 가입과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투입해 원가경쟁력을 올리는 방안을 밝혔다.

현대상선이 올해 유럽노선에 투입하는 2만4000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 [사진=현대해상]
현대상선이 올해 유럽노선에 투입하는 2만4000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 [사진=현대해상]

하지만 운임이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면 이같은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내부원가 개선노력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조선업계의 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 중국 조선소도 춘제이후 복귀해 조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선박재료인 후판 가격이 떨어져 원가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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