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인류의 꿈, 하늘길 미래차' 자신감, 세계 1위 시동...현대차·정부·범현대家 '3각 편대' 지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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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인류의 꿈, 하늘길 미래차' 자신감, 세계 1위 시동...현대차·정부·범현대家 '3각 편대' 지원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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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CES 2020 참석 "2028년, 한국과 해외에서 상용화할 것"
- 문재인 대통령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 비전 선포
- 범현대가 '육해공 가문' 완성...HDC그룹 정몽규 회장,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습니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 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자신감있게 '세계 인류의 미래차-미래도시 비전'을 선포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세계최대 IT전시회 'CES 2020'에서 발표한 '하늘길 미래차-미래도시 비전'은 "'자동차를 타고 하늘로 날고싶은 인류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 현대차그룹이 '세계 1위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땅에는 전기차, 하늘에는 전기차 기반 수직이착륙(e-VOTL) 비행체를 통해 '미래차,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에 성큼 나아가게 됐다. 교통체증에 막히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던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인간 중심 모빌리티 비전 설명하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차가 구축한 미래차 경쟁력, 정부의 적극적 인프라 지원, 범현대가 '육(자동차)·해(조선)·공(항공)' 저력 등 '3각 편대'가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2년 만에 CES 현장을 찾았다. 현대차의 미디어 콘퍼런스 행사장인 미국 라이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2층은 시작 2시간 전부터 줄을 선 세계 각국 미디어 관계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간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CES는 시작점에 불과하며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수석부회장은 콘퍼런스 후 미디어와 스탠딩 미팅에서 "2028년, 한국과 해외에서 상용화할 것"이라며 "투자도 많이 하고 좋은 파트너들도 만났다. 사람들에게 편한 것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행사장 안에는 UAM을 위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와 '개인용 비행체(PAV)' 그리고 다양한 모빌리티의 환승 거점 역할을 하는 '허브' 모형이 전시됐다. 

2028년 이후 미래도시가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보던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지름 3m 크기의 허브 모형과, 개인 비행체 'S-A1'가 눈길을 끌었다. 'S-A1'은 헬리콥터와 드론의 결합한 전기차 기반 수직이착륙(e-VOTL) 기체로 조종사 포함 5~6명이 탑승할 수 있다. 우버 에어처럼 도심의 거점에서 공항까지 이동하기에 적합하다.

PBV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카페·병원·서점 등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바퀴 위의 리빙 공간' 역할이다. PAV는 우버와 협력해 만드는 개인용 비행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핵심 브레인으로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사장과 신재원 UAM사업부 부사장이 있다.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다른 교통수단보다 50% 비쌀 것"이라며 구체적인 가격도 제시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도심 상공을 열어줄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와 있다"며 "하늘길은 지상의 복잡한 교통 혼잡으로부터 해방, 비행의 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원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30년 경력 출신으로 지난해 9월 현대차에 영입됐으며 UAM 설계자다.

세계적인 차량공유업체 '우버'와의 협력도 신재원 부사장이 이끌어냈다. 

에릭 앨리슨 우버 엘리베이트 총괄은 이날 "현대차는 UAM 분야에서 우버의 첫번째 파트너"라며 "현대차의 생산 능력과 우버의 기술 플랫폼이 힘을 합치면 도심 항공 네크워크 분야에서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초 '기업인과의 대화' 직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또 하나의 지원군은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연초부터 "현대차 홍보모델"이라고 말할 정도도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UAM은 도시교통체계에 획기적 변화"라면서 "UAM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서 현대차를 포함한 관련 업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제로 열린 '2030 미래차 전략'에서 UAM 관련 지원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5월 '드론 교통 5년 계획' 발표 등 제도 마련과 인프라 지원에 나선다. 국토교통부 로드맵에 따르면 UAM은 2023년 시제기 개발을 시작으로, 2029년 상용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15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며 미래차산업의 비전과 3대 추진전략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래차 시대에 우리는 더이상 추격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동등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드디어 추격자가 아니라 기술 선도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전기차·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고 올해 수소차 판매 세계 1위를 달성했다"며 "전기차에 있어서도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비를 달성하고 있다. 미래차의 핵심인 배터리, 반도체, IT 기술도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새해 초 첫번째 경제행보로 찾은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수출 현장이었다

또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망을 결합하면 자율주행을 선도하고, 미래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우리의 기준이 국제표준이 될 수 있는 시대가 결코 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의 2030년 33%, 세계 1위 수준 확대 및 세계 시장점유율 10% 달성 △세계 최초 자율주행 상용화 △혁신하고 상생하는 생태계 구축 등 3대 정부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새해 첫번째 경제행보도 현대차그룹 관련 수출 현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현대글로비스의 ‘썬라이즈’호가 기아자동차의 친환경차 '니로'와 현대자동차의 수소트럭 '넵튠'을 싣고 유럽으로 떠나는 평택항을 찾았다.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범현대가는 '육해공 가문'을 완성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범현대가의 모빌리티 협력도 큰 힘이다.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사실상 인수하면서 범(汎)현대가(家)의 진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년 전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현대가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중심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 2~3세들이 있다. 

특히,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범현대가는 '육(자동차)·해(조선)·공(항공)' 재벌 가문을 완성했다. '육해공'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자동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조선, 정몽규 회장이 항공을 각각 이끌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단순히 건설사의 인수라기보다 '범현대가'의 인수라고 보는 것이 명확하다"며 "향후 아시아나항공은 범현대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현대백화점 그룹은 면세점 및 기내식, 현대해상은 보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부문에서 현대차와의 협업이 기대된다.

지난 2000년 3월, 정몽구 회장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동생인 고 정몽헌 회장과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경영권 승계 다툼을 벌였다. 정몽구 회장은 같은 해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 독립했다. 

그간 소원했던 범현대가는 정의선 시대를 맞아 다시 부활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33위에서 20위 이내로 올라서게 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초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히며 세계 1위 조선사 출범을 알렸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이미 '모빌리티 비전'을 천명한 만큼 벌써부터 현대차와 HDC 간의 모빌리티 연합이 형성됐다는 분위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차)' 사업과 함께 항공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예상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주)두산과 면세점 임대계약을 체결한 후 면세점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세계 주요 행사에서 인간 중심 모빌리티를 설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비전을 발표했지만 현대차가 경쟁해야 할 글로벌 기업이 만만치 않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세계적 항공사 등이 모두 유사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 해소와 생태계 인프라 조성을 제대로 해주어야 한다. 도심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에 대한 차로나 차선, 높낮이 규정, 테스트 기준 등이 모두 필요하다. 현대차가 기존 제조 기반 기업 문화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에 걸맞게 혁신도 중요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꿈이 현실이 된다면 인류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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