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진출...카카오·타다·벤츠 등과 '자동차 공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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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진출...카카오·타다·벤츠 등과 '자동차 공유 전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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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2025년까지 61조 투자 단행...'제품+서비스'로 사업구조 변경, 스마트모빌리티솔루션기업 도약
-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택시', 쏘카 '타다' 등 차량 공유 서비스 선점...택시업계와 법적 분쟁 '험로'
-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 코리아(MBMK) 설립, 한국 시장 맞춤형 모빌리티 상품과 서비스 진출 선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이 공개되면서 카카오, 쏘카 등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제조업에서 벗어나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라서 이미 차량공유 서비스에 돌입한 국내외 업체들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6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현행 '제품'에서 '제품+서비스'로 사업구조를 변경하고, 스마트모빌리티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량구독서비스 '제네시스스펙트럼',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 공유차량서비스 '딜카', 마카롱택시 전략적 투자 등을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확장해온 현대차그룹이 본격적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대략적인 밑그림이나 개별 투자계획만 공개했다면 이번엔 2025년까지의 타임라인과 사업계획, 재무목표까지 구체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포럼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의 양대 사업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중장기 혁신계획 ‘2025 전략’을 통해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41조1000억원)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20조원) 등 61조1000억원을 투자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8% 달성 ▶세계 자동차 시장점유율 5% 확보 등의 숫자를 제시했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서비스 등 2대 사업구조를 축으로 ▶기존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electrification)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 등 3대 전략 방향도 설정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밝혔던 미래 사업 구조도 구체화한 것이다.

개인용 비행차량(PAV·Personal Air Vehicle), 로보틱스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PAV와 다중 모빌리티(multi modal·다양한 탈 것을 융합한 통합 이동성)를 통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한 것은 개별 제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동차 사업에 나선다는 얘기다.

전기차 분야에선 2025년까지 전동화 차량 67만대(배터리 전기차 56만대, 수소전기차 11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3대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2021년 첫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며 2024년 이후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따라서 현대차는 앞으로 좋은 자동차 제품과 서비스를 제값 받고 팔겠다는 계획이다. 고도화된 음성 조작기능과 AI 비서 등 개인화 기능, 자율주행·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한다.

2022년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2024년 양산한다.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도 내놓는다.

차량은 물론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빅 데이터’를 확보해 자동차 정비·관리, 금융·보험, 충전은 물론 쇼핑, 배송, 스트리밍, 음식주문, 다중 모빌리티 등 맞춤형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공유차 '딜카'를 운영 중인 현대캐피카, 현대카드 등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미래차 비전에 대해 발표하는 장면

현대카드는 현대차가 연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GV80에 탑재되는 간편결제 시스템 '카 페이'를 개발했다. 카페이를 활용하면 자동차 위치정보와 결제정보를 기반으로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거나 지갑을 꺼내지 않아도 자동결제를 할 수 있다.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정비, 주유, 중고차 등의 단순 제휴 서비스를 넘어, 쇼핑, 배송, 스트리밍, 음식주문, 다중 모빌리티 등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 서비스'가 삶의 중심으로 확장된 세계 최고 수준의 맞춤형 모빌리티 라이프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한편 카카오, 쏘카 등 국내 업체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해외 업체는 이미 모빌리티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IT기술력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LG유플러스가 U+카카오내비를 출시하고 협력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와 LG유플러스가 U+카카오내비를 출시하고 협력에 나섰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중형택시 가맹서비스 '웨이고 블루'를 운영하던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한 후 '카카오T블루'로 개편해 차량호출 서비스에 박차를 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7개 법인택시를 인수해 600개 이상의 법인택시 면허를 확보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택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면허를 사들이고 있는 이유는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택시제도 개편안에 대응하기 위한 수순이다.

국토부는 모빌리티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여객운송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택시 감차와 이용자 수요 등을 고려해 차량 총량을 정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기여금을 내면 총량 안에서 운행 차량 대수를 허가해줄 방침이다.

여객운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택시 면허를 미리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리한 고지를 오르게 된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주도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타다'는 위기 속에서 사활을 모색하고 있다.

'타다'는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1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이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법적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타다는 모회사인 쏘카로부터 11인승카니발 렌터카를 빌리고, 이용자가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차량을 호출하면 기사를 함께 보내는 서비스이다.

'타다' 서비스를 주도하는 이재용 쏘카 대표

택시업계의 고발에 따라 검찰은 타다의 운행방식을 문제 삼아 기소해 법원의 재판으로 결판이 날 전망이다. 타다 역시 무소속 김경진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타다'는 최근에는 차량 구독 서비스 '쏘카패스'가 누적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타다는 대여료 50% 무제한 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한정판 '슈퍼패스'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국내에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 코리아(MBMK)'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적합한 맞춤형 모빌리티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MBMK는 다임러 그룹의 금융 계열사 다임러 모빌리티가 세계 최초로 설립한 모빌리티 법인이다.

기욤 프리츠 MBMK 대표는 "우리가 내리는 모빌리티의 정의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원하는 고객에게 연 단위부터 분 단위까지 서비스를 간단하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이처럼 현대차를 비롯 국내외 IT 및 자동차 업체들이 모빌리티 서비스에 나선 것은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공유차량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업체들의 경쟁은 내년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의 변신 전략과 투자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의미있는 행보"라면서 "하지만 자동차 제조 마인드를 벗어나 IT 서비스 업체로의 변화에는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문화 전반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제조 업체에서 탈피해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혁신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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