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부작용이 압도적인 ‘대형마트 의무휴무’...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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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부작용이 압도적인 ‘대형마트 의무휴무’... 재검토 필요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1.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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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발목 잡는 대못규제 뽑아내자”
유통채널, 이미 대세는 온라인... 오프라인에 과도한 규제 불필요
새해 첫날부터 대형마트 3사 초저가 경쟁으로 ‘생존 전쟁’ 돌입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미래,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뛰게 할 신성장동력은 AI(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에 달려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출발도 전에 대못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이 한국에 오면 70%가 ‘불법’ 판정을 받는다. 그 만큼 규제가 심하다는 반증이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정부 부처의 해석에 따라 하루 아침에 기업 운명이 바뀐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사업 중단 위기에 놓인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대표적 사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4월 총선에서 당장 표가 되는 택시업계 이익을 위해 이른바 '타다금지법' 규제에 나설 정도다. 

네이버는 최근  한국을 탈출해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선 불법이기 때문이다. 일반인 대상 원격의료 서비스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대에 막혀 수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다. 규제가 혁신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디어' 녹색경제신문은 2020년 새해를 맞아 '대못규제에 발목잡힌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신년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전통시장의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형마트가 2020년을 맞으며 사상 초유의 위기감에 휩싸였다.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은 분기 적자와 영업이익 ‘반 토막’ 등 ‘어닝 쇼크’를 동시에 겪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오는 2월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홈플러스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은 대부분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져갔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를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수명은 종료됐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대형마트의 위기는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유통 트렌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이를 더욱 심화시킨 것은 월 2회 의무적 휴무 등 규제도 한 몫 했다. 그 부작용이 쌓이고 쌓여 지난해 결국 최악의 실적으로 현실화됐고, 오프라인 유통의 3대장으로 불리는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모두 유통분야의 수장을 교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인 유통업계와는 달리 정치권은 여전히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뿐 아니라 복합쇼핑몰에도 규제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마트를 옥죄는 각종 규제에도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자 엉뚱한 곳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은 이례적으로 새해 첫날인 1일부터 대대적인 할인 경쟁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규제 개혁이 요원한 현실에서 결국 매달릴 곳은 ‘초저가 경쟁’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마트가 1일 진행하는 ‘초탄일’, 지난 12월 31일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1월 1일 단 하루 진행하는 이마트 '초탄일' 행사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1일 진행하는 ‘초탄일’, 지난 12월 31일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1월 1일 단 하루 진행하는 이마트 '초탄일' 행사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 ‘쓱데이’의 후속작... ‘초탄일’로 승부수

먼저 이마트는 1일 단 하루 진행되는 대규모 초특가 행사인 ‘초탄일’을 선보인다. ‘초탄일’인 ‘초특가 탄생일’의 줄임말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PK마켓 등이 참여하는 이마트 초대형 쇼핑 이벤트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쓱데이 행사에 준하는 대규모 물량을 신선식품부터 가전까지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삼겹살/목살(100g)을 초저가로 기획했으며 행사카드 구매 시 추가 30% 할인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스위티오 바나나, 애호박, 고구마 등의 신선 식품과 부침/튀김가루/대두유/옥수수유 전 품목, 기저귀, 유아용 로션/워시, 주방 세제 전 품목을 1+1 상품으로 기획했다. 이밖에 가전 상품들도 역시 일렉트로맨 49형 UHD TV를 행사카드 결제 시 27만9000원에 파는 등 다양한 행사 상품들을 기획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앞으로 전문점 사업 재편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단 하루 초특가 행사’ 등 상품 가격 경쟁력 강화와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상무는 “쓱데이 열풍에서 보듯 대형마트가 업의 본질인 좋은 품질의 저렴한 상품을 선보인다면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린 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이번 2020년 신년을 맞아 1월 1일 단 하루 신선식품부터 가전까지 다양한 상품을 초특가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1일 단 하루 집중하는 ‘통큰절’.
롯데마트가 1일 단 하루 집중하는 ‘통큰절’.

 

롯데마트, 통큰치킨 2마리에 5000원... ‘통큰절’로 맞대결

롯데마트도 1일, ‘단 하루, 대한민국을 널리 이롭게 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한민국 ‘통큰절’ 행사를 진행한다. ‘통큰절’은 2020년 첫 날 진행하는 행사를 통해 1년 내내 고객에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롯데마트는 2010년 통큰 치킨이라는 빅 히트 아이템을 선보인 이래 2020년 통큰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이해 국가적인 축제 및 기념일인 국경절의 의미를 담아 이번 행사의 이름을 ‘통큰절’이라고 정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쇼핑 축제와 같이 ‘통큰절’을 롯데마트 대표의 쇼핑데이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향후 온라인 이용 고객의 오프라인 유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통큰절인 1일 단 하루, 탄생 10주년을 맞이하는 ‘통큰 치킨’ 1+1 행사를 진행해 롯데, KB국민, 현대카드 결제 시 통큰 치킨 2통을 5000원에 판매하며, 그 외에도 감귤, 딸기 등의 신선식품과 인기 생필품을 초저가에 준비했다.

롯데마트 이상진 마케팅부문장은 “2020년은 ‘통큰절’ 행사를 시작으로 고객들에게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형마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단 하루만 만날 수 있는 파격 행사를 준비한 만큼 온라인 이용 고객의 오프라인 방문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빅딜데이’... 생필품 300여 종 반값 세일

홈플러스도 1일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빅딜데이’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 홈플러스는 신선, 가공식품부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전 카테고리에 걸쳐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생필품 300여 종을 최대 반값에 내놓았다. ▲삼겹살(100g) 990원 ▲라면 개당 373원 ▲계란 1알당 100원 ▲부산 간고등어는 1손(2마리/중) 1500원 등 대대적인 가격 공세에 나선다.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모기업의 수장 교체 등 혼란한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이 기선을 제압하고자 가격경쟁을 새해 첫날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제도 및 규제의 개혁 없는 제 살 깎기 식의 경쟁은 더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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