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섬 한국,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돌파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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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섬 한국,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돌파구 찾아야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0.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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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재생에너지 ‘전력’ 나눠쓸 주변 국가 없어
발전 설비와 송·배전 설비 확충 발맞추는 노력 필요
ESS 활용·분산전원형 송·변전 계획 등 다양한 방안 추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보령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보령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발전소 설립만큼 중요한 부분이 있다. 전력계통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발전 방식뿐 아니라 송·배전을 거쳐 판매까지 이뤄지던 계통 패러다임까지 뒤바꾼다. 선두주자인 유럽연합(EU)도 여전히 적응해 가고 있는 분야다. 남는 전력을 수출하거나 나눠쓸 나라가 주변에 없는 우리나라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전력계통 섬 한국, 동북아 슈퍼그리드 추진

EU와 달리 우리나라는 전력계통의 섬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은 변동성이 큰 만큼 전력 생산이 수요보다 많게 되면 증발해 버릴 수 있다. 국내 전력계통이 EU 국가와 차이점을 보이는 지점이 국가 간 연계 가능성이다.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아져 전력이 넘치는 상황이 발생해도 나눠줄 수 있는 주변 국가가 없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서로 전력을 수출하는 등 연계가 가능했다. 북해 쪽에 풍력발전이 발달한 독일은 계통이 고르지 못해 남부 뮌헨 쪽에 전력을 바로 보내지 못하고 폴란드라 체코를 거쳐 전력이 이동하기도 한다. 해상풍력 강국인 덴마크도 인접국인 독일 등과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전력계통 고립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남·북·러 전력계통 연계, 동북아 슈퍼 그리드(러시아·한국·북한·중국·일본·몽골 등 전력망을 하나로 이어 전력거래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통합 운영을 가능케 하는 전력망), 배전망 협력 등이 그것이다.

허진 상명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국가간 전력 연계는 전력이 부족할 때는 받을 수도 있고, 여유분이 생기면 내보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며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전력 거래 개념은 물론 전력 수급 안전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행선로계획으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설비 속도 맞춰야

옥기열 전력거래소 시장계통개발팀장은 선행선로계획이 잘 잡혀야 재생에너지 정책도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리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계획 입지를 잡아야 사실상 10년 넘게 걸릴 수 있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송·배전선로 건설에 주민 반대가 가장 큰 반대 요소인 만큼 쉽지는 않은 문제다.

계획입지제도가 적용된 대표적 사례는 미국 텍사스 북서부 지역 풍력발전단지다. 이 단지의 송전망 보강을 선제적으로 하기 위해 지정된 CREZ는 2005년 계획 입지 유도 법안을 마련해 설계에 들어갔다. 7년 동안 타당성조사와 계통 최적화 연구 등을 거친 긴 준비를 거친 뒤 3~4년의 짧은 시간에 송전선로를 완성했다.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은 2~3년 정도인 재생에너지 준비기간보다 오래 걸린다. 적어도 6년 이상을 예상해야 해 기간 차이를 고려해야 적절한 송전망 보강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주민 반대 문제도 넘어서야 할 과제다. 국내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정책을 먼저 시작했던 EU도 겪었던 문제들이다.

곽은섭 한국전력공사 계통연계부장은 “주민과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공정한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보상에는 복잡한 기준이 적용되는데, 금액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전, ESS 활용·분산전원형 송·변전 계획 등 추진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대책들도 있다.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이다. 출력 반응 속도가 1~2초 단위인 ESS는 앞으로 문제가 커질 재생에너지 변동성 문제에 대체 가능한 유일한 자원이다. 아직 비싼 비용과 화재 등 안전성 문제는 연구개발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햔전은 분산전원이라는 재생에너지 특성에 맞는 송·변전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으로 대규모·대용량 변전소를 짓던 데서 소규모·소용량 설비 건설을 늘리는 방식이다. 기존 대규모·대용량 변전소들은 이곳에 연결하기 위한 배전선로를 짓는데 드는 비용이 높았다. 변전소를 소규모·소용량으로 건설하면 비용이나 필요 물량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분산화된 전원에 맞게 작게 연결해 퍼뜨리는 게 핵심이다.

곽 부장은 “신규 부하가 예전처럼 높지는 않은 만큼 용량을 높이는 식으로 기존선로를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송전선로나 변전소 건설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일인 만큼 절차를 지키고 이해를 넓혀가는 노력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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