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가스터빈, GE·지멘스·미쓰비시 글로벌 독과점 체제 허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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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가스터빈, GE·지멘스·미쓰비시 글로벌 독과점 체제 허물까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9.1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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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스터빈 시장, GE·지멘스·MHPS 점유율 95% 이상 독과점 상태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기술력, 최고 수준 육박... "2026년 점유율 7% 목표"
남은 과제, 정부 사업에 적극 도입돼 성능과 품질 조기 안정화 '절실'
18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최종조립을 위해 대기 중인 가스터빈 모습. [사진=두산중공업]
18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직원들이 가스터빈 최종조립하는 모습.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연소가스로 에너지 얻는 회전동력기관)이 현재 GE와 지멘스,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으로 구성된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의 독과점 상태를 허물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의 GE와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MHPS가 95%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소위 말해 3개 업체가 독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탈리아의 안살도에네르기아도 가스터빈을 제작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에 불과하다. 

GE와 지멘스, MHPS를 견제할 만한 업체가 없다 보니, 가스터빈 시장에서는 구매 업체들이 오히려 판매 업체인 이들의 '눈치'를 보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개발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개발을 완성하길 기대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플레이어가 한 곳 더 늘어남으로써 가스터빈 시장 내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질 것이고, 그로 인해 가격이 저렴해지고 서비스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 관건은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의 경쟁력이다. 두산중공업은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18일 창원공장에서 최종조립한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DGT6-300H S1 모델은 두 번째로 뛰어난 등급인 H클래스 270MW 모델로, 경쟁사 제품과 마찬가지로 단순 효율 40%, 석탄으로 물을 끓여 돌리는 증기터빈과 함께 사용했을 시엔 복합 효율 60% 이상으로 설계 제작되고 있다.  

가스터빈 클래스는 총 5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터빈입구온도가 높을수록 뛰어난 효율과 출력을 자랑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클래스는 H+로 터빈입구온도는 1600도이며, 단순 효율은 42.5%이고 복합 효율은 62% 이상이다.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의 터빈입구온도는 약 1500도 이상으로, 정확히는 H+와 그 아래 클래스인 H 사이에 위치한다. 세계 최고 수준에 육박한 성능이다. 

이외에 두산중공업이 오랫동안 글로벌 발전플랜트 시장 전반에 걸쳐 기술과 실적을 축적하며 국내외 주요 발주처들과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에 기대를 걸게끔 만든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애프터마켓(Aftermarket)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해, 2017년 가스터빈에 대한 서비스 사업 역량을 가진 미국 DTS社를 인수하기도 했다. 가스터빈 사업의 수익은 사실상 유지 보수와 부품 교체 등을 통해 이뤄진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보유한 가스터빈 설계 제작 역량과 DTS의 서비스 역량의 시너지를 통해, 그간 GE·지멘스·MHPS가 독점하던 가스터빈 핵심 부품 공급 및 포괄정비 시장에도 진출해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2026년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 7% 달성·연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 산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로써 2026년에 연평균 3만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부) 실증사업에 적극 도입해 성능·품질 조기 안정화 시키는 게 관건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이 실제 여러 곳에서 실제 운영되며 성능과 품질을 빠르게 안정화 시키지 못한다면, 속된 말로 '말짱 황'이다. 

두산중공업뿐 아니라 두산중공업과 함께 이번 가스터빈 개발에 참여한 대학, 중소·중견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보단 빠르지만, 미국 등에 비해 가스터빈 산업에 늦게 뛰어든 일본의 MHPS도 최신 M501J 모델을 개발한 뒤, 일본 간사이 전력의 히메지발전소에 6기를 대량 공급하며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조기에 안정화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56기를 수주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이 이번 270MW급 모델에 이어 후속 모델로 개발 중인 380MW급 가스터빈에 대해 대량 제작 기회가 조기에 확보된다면, 한국의 가스터빈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향후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을 활용하는 '한국형 표준 복합화력 실증 발전소'를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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