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불법 인력 유출' LG 주장에... "100% 공개채용, 타깃 채용 1명도 없어" 일일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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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불법 인력 유출' LG 주장에... "100% 공개채용, 타깃 채용 1명도 없어" 일일이 반박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9.1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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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LG화학 주장에 상세히 반박 않던 SK, 17일 이례적 입장 밝혀
'불공정·불법 인력 빼가기'에 대해 "헤드헌팅 통한 타깃 채용 없었다" 반박
LG화학 출신 지원자만 '따로' 채용 진행에 대해서도 "모두 공개채용" 반박
지난 4년간 SK이노에 지원한 LG화학 출신 지원자 1000여명이라고도 밝혀
이날 LG화학도 입장문 내고, SK이노 인력 유출에 대해 상세히 밝혀
국내 두 배터리업체 간의 '특허 침해'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번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LG전자를 미국서 제소했다. [자료 연합뉴스]
경찰이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한 17일 오후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모두 입장문을 내고,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한 입장을 전보다 상세히 밝혔다. [자료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불법 인력 유출' 주장에 대해 처음으로 상세히 반박하는 입장문을 17일 오후에 발표했다. 

경찰이 SK이노베이션의 서울 종로구 본사와 대전 기술혁신연구원 등을 압수수색한 뒤에 나온 입장문이라 특히 주목된다. 

17일 SK이노베이션은 총 5개 소제목(▲여론전 자제를 당부 드립니다 ▲대화 통한 해결 의지를 존중해 주세요 ▲지적재산권 보호, SK는 더 존중합니다 ▲인력 채용, 유감으로 생각하나 워낙 지원자가 많았습니다 ▲기타 아래 몇 가지 추가로 말씀 드립니다)으로 구성된 입장문에서 LG화학이 지난 4월 말부터 꾸준히 지적한 '불법·불공정한 인력 유출' 주장에 상세히 반박했다. 

이번 배터리 사업 갈등 국면에서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내기(LG화학 주장)/인력 채용(SK이노베이션)'과 관련해 이처럼 꼼꼼하게 밝힌 건 '처음'이다. 더 이상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br>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 배터리를 제작하며, 파우치 배터리뿐 아니라 각형·원통형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과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

◆ "헤드헌팅 통한 타깃 채용 1명도 없어... 100% 공개채용 원칙 아래 진행"
◆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분야 출신 중 95%가 대리·과장급"

먼저,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인력을 채용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국내외 채용 경력사원 중 일부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드헌터를 통해 특정 인력을 타겟팅해서 채용한 적은 1명도 없다"며 "공정한 기회 제공을 위해 100% 공개채용 원칙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확인되는 일이어서 별도로 설명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헤드헌팅 회사들에 특정 배터리 기업 출신 인력들의 이직 희망 신청이 넘쳐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배터리 기업'은 LG화학을 일컫는 것으로 판단되며, 같은 날 오후 밝힌 LG화학 출신 지원자들만 SK그룹이 보유한 호텔에서 따로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는 주장과 상충된다. 다른 기업 출신과 차별 없이 경력직 채용 절차를 '공개적으로' 진행했다는 것.  

또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분야 출신 중 대리·과장급이 95%"라고 말했다. 이는 LG화학이 '핵심 기술을 인력을 통해 빼냈다'는 주장에 대한 우회적 반박으로, 한 기업의 핵심 기술을 대리와 과장급 직원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반박으로 해석된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왼쪽)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왼쪽)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 양사 CEO는 16일 오전 이번 배터리 소송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났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 "2016년부터 지금까지 경력직 채용에서 LG화학 출신 지원자 1000명 넘어"
◆ 최근 폭스바겐과 합작사 설립키로 한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에도 LG화학 출신 인원 있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주장하는 'LG화학 출신 100여명 채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력직원 100여명은) SK 배터리 사업 경력사원 모집에 지원한 LG화학 출신 지원자 전체의 10%대에 불과하다"며 "SK이노베이션이 2016년부터 진행한 경력사원 채용에서 LG화학 출신 지원자들의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의 입장을 고려해 그 규모는 별도로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 4년간 약 1000명의 LG화학 출신 지원자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경력직 채용에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LG화학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밝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약 3년간 자발적으로 퇴직한 1258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LG화학을 자발적으로 퇴직한 대리·과장급 인원의 대부분은 SK이노베이션에 적어도 '지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폭스바겐과 배터리 (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해 주목을 받은 스웨덴 배터리업체인 노스볼트도 홈페이지에 현재 직원들의 대표적인 전 직장 7곳을 밝혔는데, 7곳 가운데 한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는 LG화학과 파나소닉뿐이다. 

노스볼트는 30여명의 한국인·일본인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서는 노스볼트의 '급성장'에 LG화학 출신 직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향해 "SK이노베이션에 한 것처럼 (노스볼트 등에)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우려된다"며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부디 그런 판단 대신 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업계를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조성하기 위해 협력사 평가기준에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한다. [사진 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 "특허는 양보다 질이 중요"...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보다 배터리 기술력 우월하다'는 주장에도 반박

아울러, LG화학뿐 아니라 언론과 여론 등에서 지속적으로 지적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보다 배터리 기술력이 우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SK이노베이션은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당시 유공연구소가 1991년 12월 범 국가적 과제로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 개발'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며 "현재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유공(현 SK이노베이션)만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1993년 1월 유공연구소에서 만든 전기차는 최고 속도 130km/h, 1회 충전거리 120km였다"고 덧붙였다. 

1991년은 현재 범용 배터리(이차전지)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를 일본의 소니가 상업적으로 최초 출시한 해이기도 하다. 

그만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력이 특정 업체의 인력에 기댄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체적으로 쌓아올라 왔다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도 1990년대 초반부터 배터리에 본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에 들어섰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만든 최초의 풀 스피드 전기차 '블루 온(Blue On)', 최초의 양산 전기차인 기아의 '레이(RAY)', 다임러 그룹 최초의 슈퍼전기차 'AMG'에 탑재된 것도 바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보다 특허건수가 14배 이상 많다(1만6685건 vs 1135건)'며 SK이노베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의아한 것에 대해,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며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 배터리만을 만들고 있으나, LG화학은 원통형·각형·파우치 등 거의 전 분야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비교 범위 자체가 잘못됐다"며 "배터리 방식과 용도 면에서 양사를 단순 비교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배터리 특허 침해로 미국서 제소했다. LG화학의 셀을 받아 모듈과 팩을 제작하는 LG전자도 포함됐다.&nbsp;
경찰이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한 17일, LG화학도 입장문을 내고 자체적으로 취득한 SK이노베이션의 비정상적인 채용 정황을 전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SK이노베이션 본사 및 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LG화학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압수수색은 경찰에서 경쟁사 관련 구체적이고 상당한 범죄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 결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그에 대해 검찰 및 법원에서도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취득한 경쟁사의 비정상적인 채용 정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력서 양식에 연구 프로젝트명·프로젝트 리더명·참여 인원명·성취도 작성 요구 ▲면접 과정서 LG화학의 세부 기술 내용 자료 제출 요구 ▲경쟁사로 이직한 직원의 이직 전 기술 관련 문서 열람 및 다운로드 ▲경쟁사의 노골적인 영업비밀 요구를 인식한 지원자들은 당사의 배터리 제조 기술의 최적 조건, 설비사진 등을 상세히 기재 ▲LG화학 출신 지원자에 한해서만 별도 면접장에서 채용 절차 진행 ▲이직자들의 지속적인 지인 통한 LG화학 기술 문의 등이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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