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공화국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향한 검찰 칼날, 문제는 없나...피의사실공표 '여론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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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공화국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향한 검찰 칼날, 문제는 없나...피의사실공표 '여론재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6.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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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검찰공화국' 비판 나와...유독 삼성 등 대기업 수사에 "삼성 해체하라는 것이냐'
삼바 피의사실 흘리는 文정부 검찰, 피의사실 흘려 盧 전 대통령 자살 초래한 MB검찰과 뭐가 다르나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동안 5대 그룹을 비롯한 기업에 대한 사정 당국의 압박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계는 '벙어리 냉가슴'으로 경영활동 위축을 걱정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해온 삼성, 현대차, 코오롱 등 대기업 수사가 ‘검찰총장급’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여 재계의 긴장감은 어느 때 보다 높다.

'사정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이 총망라돼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언제 이같은 사정 압박이 끝날 지 알 수 없다. 

기업은 '악의 축'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반 기업정서'는 더 커지고 있다. 그 사이 기업들의 실적은 추락하고 우리나라 경제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현 정부 들어 이른 바 '적폐 수사'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수사 당국의 문제점은 없는 지, 그리고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반기업정서 부추기는 사정공화국 무엇이 문제인가'란 기획시리즈를 마련, 4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하고 있다. 

특히 핵심인 분식회계 여부가 아닌 별건 수사로 증거인멸에 집중되면서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재계는 물론 일반 국민사이에서도 들끓고 있다. 

20일 재계 관계자는 "삼성 수사가 여론재판, 마녀사냥식으로 흐르고 있다"며 "시도 때도 없이 압수수색을 하고 특정 언론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흘리기 등을 통해 재판을 하기도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기업을 반신불수로 만들어 버린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2년 간 최순실 국정농단, 노조 파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관련 삼성에 대한 사정당국의 압수수색이 20건이 넘는다. '한풀이 수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년간 삼성 관련 압수수색 20여 건...기업 활동 '올스톱' 

압수수색이 나오면 사무실 컴퓨터, 문서 등은 물론 심지어 휴대폰까지 쓸어간다. 이 과정에서 기업활동은 올스톱되고 기업이미지 추락과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면 멘탈이 붕괴된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검찰공화국'이란 오명을 듣고 있다.

윤석열 서울지방검찰청장이 지난 17일 검찰청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삼성에 대한 검찰의 압박 강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윤 후보는 삼성 등 대기업 수사로 악명높아 '재벌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삼성이 과거 정경유착 비리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잘못이 있으면 법대로 처벌받아야 한다. 다만 수사라는 이유로 법인으로서 인격체인 기업도 일방적으로 범죄집단으로 낙인찍혀 당하는 사례도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삼성 수사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는 크게 세 갈래다. ▲삼성 임직원들의 증거인멸 ▲분식회계 혐의 입증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현안의 존재 여부다.

핵심인 분식회계 혐의는 지난해 2월 이후 검찰의 대대적 인력 보강 수사에도 아직까지 진전된 것이 없다. 

수사 초기 검찰은 분식회계 혐의를 입증할 ‘스모킹 건’을 찾았다며 이른바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제시했다. 언론은 “검찰이 삼성의 조직적인 분식회계를 규명할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내부 문건 자체가 안고 있는 시점 불일치의 모순 등 ‘팩트 오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검찰도 슬쩍 발을 빼는 모양새다. 

검찰, 분식회계 혐의 아직 못찾자 별건 증거인멸 수사...대리급 구속 '공포감 조성' 

법조계 관계자는 "증거인멸 수사를 무리하게 확대한 이면에 검찰의 ‘위기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며 "분식회계 혐의 입증이 어려워지자 검찰이 상황 타개를 위해 별건 수사로 증거인멸에 몰두하는 형국"이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정점을 향하고 있다.

원래 검사는 본안에 대한 혐의 입증이 모두 끝난 뒤라야 증거인멸 수사를 벌인다. 이 경우도 기소는 최소한으로 한다. 

그러나 검찰은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대리급 직원 포함 8명이나 구속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대리급 직원까지 구속시킨 것은 극도의 공포감을 심어주는 검찰의 심리전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또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검찰이 특정 언론에 수사 상황을 흘리는 방식의 '언론 플레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검찰은 죄의식없이 피의사실 공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도 논두렁 시계, 가족 압박 등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검찰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언론에 사실인 양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법적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며 "검찰은 관행처럼 피의사실 공표를 하다가 나중에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찰 발 피의사실 공표, 법적 처벌받아야"...정치권 통해 흘리기도 문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정 언론에 수사 상황을 흘리는 것도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 사정당국의 피의사실 공표로 온갖 모욕을 당하면서 결국 자살로 생을 마쳤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과 금태섭 의원은 지난 3일 구속 기소된 백모·서모 삼성 상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주요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한 매체는 이에 맞춰 같은 날 전해철 의원을 인용해 “삼성 측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감추기 위해 세 단계에 걸쳐 치밀하게 증거인멸한 과정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 만이 알 수 있는 수사 기밀 정보가 민주당에 흘러가고 또 언론과 기사 거래가 되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함께 갖고 있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됐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나온다. '사정공화국'의 중심은 곧 '검찰공화국'이라는 말도 회자된다. 

현 정권의 실세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손혜원 의원 등 정치권 인사에 대해서는 수사가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시발점이자 종착지로 평가받던 정유라 씨는 검찰 기소도 안됐다. 정유라 씨가 검찰에 유리하게 증언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결국 검찰이 대기업만 때려잡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성과를 보여주기 좋은 먹잇감이다. 수사가 난항이면 '반(反) 기업 정서'를 악용해 여론재판으로 가면 된다. 경제논리는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서슬퍼런 검찰 칼날에 숨죽이던 재계는 답답함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읍소했다. 

삼성  "무리한 보도 자제" 읍소...재계 "기업과 국민 모두 골병"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7일 국회를 찾아 조속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박 회장은 5당 원내대표를 만나 "살아가기가 팍팍한 것은 기업과 국민 모두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골병들어 가고 있다"며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도 고통이고, 심해지는 양극화 속 가진 것 없는 국민들도 고통"이라고 개탄했다. 

연초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과의 대화' 후 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경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삼성그룹은 국내 재계 1위 기업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의 전체 매출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약 25% 수준인 400조원에 달한다. 소속 직원수는 20만명에 육박하며 협력사 인원까지 합하면 약 250만명에 이른다. 평균 4인 가족이라 가정하면 삼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국민 숫자는 약 1000만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방문 당시 검찰은 삼성을 압수수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기업인과의 대화'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과 청와대를 산책한 데 이어 지난 4월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이후 검찰은 삼성을 압수수색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 기살리기'를 한다면서 검찰 수사를 별개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리고 기업인과 사진을 찍는 행보는 계속 됐다. 과연 무엇이 정부의 경제정책인지 알 수가 없다. 시장은 모르면서 모든 것에 개입하는 80년대 운동권에 발목잡힌 정권이라는 말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기업 현장 방문을 하면서 생색내기 좀 안했으면 좋겠다. 방문 후 결과를 내놓라고 요구한다"며 "시장에 맡기고 지켜봐주는 것이 기업을 돕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하반기 중 국정농단 최종심을 앞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따라 큰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아니냐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 절친 석동현 변호사 "정부 코드 따라 삼성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냐”

'검찰의 삼성 수사, 이대로 좋은가'라는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와 같은 79학번 절친으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전 검사장)은 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무일 검찰총장, 삼바 분식회계 수사를 마무리하도록 지휘하라"고 촉구했다. 

석 변호사는 “도대체 알 수 없는 건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왜 이리 집요하게 매달리는가 하는 것”이라며 “세간의 추측대로 삼성이란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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