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가습기살균제' 유해가능성 알고 있었다...검찰, 관련 보고서 은폐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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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가습기살균제' 유해가능성 알고 있었다...검찰, 관련 보고서 은폐 정황 포착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9.05.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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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메이트' 출시 전 SK 통해 서울대 연구팀 보고서 받아
실험쥐 백혈구 수 변화 확인…'추가 유해성 검증 필요' 의견 냈으나 그대로 제품 출시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 출시 전 인채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받았으나 그대로 제품을 출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논란이 일자 조직적으로 보고서를 인멸했다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애경산업은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메이트를 넘겨받아 판매만 했기 때문에 원료물질 성분이 유해한지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제품 출시 이전에 유해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연구 보고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하는 검찰은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가 출시된 2002년 9월 이전에 이미 SK케미칼로부터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받은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 보고서는 지난 1994년 10∼12월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이 진행한 유해성 실험 결과를 담고 있다. 
  
당시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인해 (실험용 쥐의) 백혈구 수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해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유공은 추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인 1994년 11월 가습기 메이트를 시장에 출시했다. 

한편 지난 2013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SK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서울대 실험보고서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애경 역시 이 보고서를 갖고 있었으나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직적으로 인멸한 정황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 가능성을 알고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표시·광고하면서 판매한 행위를 두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주요 근거로 보고 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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