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보험·카드업계...오너家·CEO는 '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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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보험·카드업계...오너家·CEO는 '돈 잔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4.0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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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벌벌'...마른 수건 짜내기의 끝은 '구조조정'
현대카드 본사 전경

올해부터 보험·카드업계의 경영 환경 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인력 조정이 우려되는 반면에 오너家·CEO는 고액 연봉을 받아가며 '돈 잔치'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 회계기준(IFRS 17) 도입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 요건, 시장 포화와 영업 손실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재무건전성 부실과 경기 불황에 대비해 일부 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에서 희망퇴직이 진행됐고, 올해 들어서는 동양생명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MG손해보험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존폐의 위기에 놓이면서 직원들까지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이 표류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희망퇴직 요구안 이슈가 불거진 상태다.

또한, 보험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내 지점·영업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국내 지점 및 영업소 숫자가 2016년 12월 말 기준 803개소에서 지난해 말 711개소로 3년 만에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생명 등도 각각 지점·영업점이 줄어 일자리 감소 추세를 방증하고 있다.

카드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카드업계에서는 정부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과 조달금리 상승 등 금융비용 증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카드심사와 발급 프로세스에 디지털화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365일 24시간 언제라도 카드 발급이 가능해졌다. 이에 향후 카드사마다 비대면 채널을 확대해 나가면서 영업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예로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직원수는 총 1,943명으로 2017년 말 2,444명에 비해 20% 넘게 줄었다. 또 지난해 말 기간제 근로자는 457명으로 2017년 709명에 비해 35% 이상 대폭 감소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국내 지점·영업소 수는 2016년 12월 말 기준 94개소에서 지난해 말 59개소로 3년 만에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등 오너가를 비롯해 보험·카드업계의 전문경영인들은 지난해에 수십 억 원의 연봉을 챙겨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신년사의 주요 키워드가 '내실경영'일 정도로 연초부터 회사마다 마른 수건 짜듯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 매야할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직원들마저 심각한 고용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너가나 CEO의 연봉 구조상 올해도 고액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높은 보상을 받아왔던 이들이 심각한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어느 정도 고통 분담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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