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앓는 실손보험···도수치료에만 1조원 넘게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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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앓는 실손보험···도수치료에만 1조원 넘게 '줄줄'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2.12.0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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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수치료 명목 실손보험금 3년 새 77% 급증한 1.1조원
- 비급여 진료항목 체계적 관리 미흡...손해율 130%대
- 치료인정기준 마련 등 지속가능성 확보 시급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비급여항목 진료 지급보험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출처=Pixabay]

 

실손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난해 도수치료 명목으로만 1조원이 넘는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의료행위 여부가  불분명한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 치료인정기준 마련 등 근본적 개선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2일 손보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등 기존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은 되레 악화됐다"며 "실손보험 판매 중단에 나선 보험사들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개선 등의 다각도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의 보험사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진료 항목 지급보험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도수치료와 하지 정맥류, 비밸브 재건술, 하이푸 시술 등 4대 비급여 의료비 항목의 지급보험금이 1조40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수치료로 지급된 보험금은 1조1319억원으로 실손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꼽혔다. 지난 2018년 지급 보험금이 638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만에 77% 급증한 수치다.

도수치료는 현대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척추관절질환 개선 등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비수술치료다. 통상 치료사가 손과 도구를 이용해 틀어진 신체를 자극하는 간단한 통증 완화 요법으로 주로 중장년층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보험업계가 우려하는 점은 이같은 도수치료에 대한 인정기준이나 치료 내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치료비도 의료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여 끊임없는 보험금 지급 분쟁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100%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132.5%였으며 올해 역시 130%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다수의 보험회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는데 지난해 3월까지 손해보험사 3곳과 생명보험사 9곳에 이른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미흡한 상태에서 일부 의료기관 및 소수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로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로 인해 해마다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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