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OTT 타개책 ➃왓챠] ‘콘텐츠 추천’ 강점 왓챠, 일본 성공 발판 삼아 글로벌 뻗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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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OTT 타개책 ➃왓챠] ‘콘텐츠 추천’ 강점 왓챠, 일본 성공 발판 삼아 글로벌 뻗어갈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12.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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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성과 호조...작년 진출 일본 시장에서 잇따른 성과, 올해 칸 영화제 필름마켓 초청도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 강점 통해 차별화...콘텐츠 공유 서비스 ‘왓챠파티’도 누적 30만 돌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시동...집중 타겟은 특정 마니아층을 위한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K-콘텐츠를 향한 세계 이목이 집중되면서 한국 미디어 시장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OTT 사업자들의 사정은 막막하기만 하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막강한 자금력과 가입자 규모를 앞세운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OTT협의회는 미디어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한국 OTT 플랫폼의 유의미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공룡 OTT에 맞서 국산 OTT들은 자체 콘텐츠를 늘리고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나름의 타개책을 펼쳐가며 싸우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국내 대표 OTT를 중점으로 지금, 그리고 향후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이들의 전략과 사업 방향을 살펴봤다.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초청된 박태훈 왓챠 대표. [사진=왓챠]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초청된 박태훈 왓챠 대표. [사진=왓챠]

왓챠가 지난해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인다.

SK브로드밴드의 웨이브, CJ ENM의 티빙, KT의 시즌 등 대기업 OTT 계열사에서 시작한 다른 서비스와 달리, 처음 영화 개인화 추천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가 국내 순위권 OTT 사업자들과 비교해 글로벌 진출에 앞설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OTT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이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인데, 영화 추천 기능에 특화된 왓챠의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이 국내 OTT 시장 성장과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보면 되겠다”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왓챠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되었고 더불어 국내외 많은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OTT 시장 추세에 맞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과감히 투자하며 더 넓은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왓챠는 글로벌 진출의 시발점을 일본으로 낙점하고 지난해 9월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진출의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왓챠는 그달 2013년 방영됐던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를 재출시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 32.7%로 한 해 방영된 현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그해 말에는 일본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의 엔터테인먼트 앱 순위 5위에 랭크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 OTT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 역시 왓챠 특유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가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왓챠 관계자는 “일본 정식 출시에 앞서 실시한 현지 비공개 베타테스트에서 당사의 콘텐츠 예상 별점이 정확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추천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았다”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 있게 일본 서비스 진출을 진행했으며 현재 점유율 성장세에 힘입어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왓챠피디아. [사진=왓챠]
왓챠피디아. [사진=왓챠]

왓챠는 영화·책·TV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추천하고 평가해주는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따로 두고 OTT와 연계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왓챠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6억개 이상의 평가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며 어느 서비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지도 안내해 준다.

왓챠 서비스를 1년째 이용 중인 정모(27) 씨는 “선택 장애 때문에 늘 영화 고르는 시간이 더 걸리는 나에게 왓챠를 쓴 후부터 아주 만족도가 높다”라며, “다른 앱들도 이용해 봤지만 감독별, 배우별, 장르별 맞춤 추천 기능이 가장 정확하다고 느꼈으며, 특히 넷플릭스 콘텐츠와 종합한 영화 순위와 평점 등을 알 수 있어서 하나하나 찾지 않아도 쉽게 인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라고 전했다.

콘텐츠 공유 서비스 ‘왓챠파티’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왓챠파티는 사용자(호스트)가 특정 파티를 개설해 영상 콘텐츠를 상영하면 다른 이용자들이 입장해 함께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 7월 기준 출시 3개월 만에 파티 수 32만개를 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몰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파티는 공포물이나 애니메이션 등 매니아 층이 두터운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과거 인기가 높았던 추억의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의 역주행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왓챠는 올 7월 열린 칸 국제 영화제 필름마켓에 연사로 초청받기도 했다. 당시 박태훈 왓챠 대표는 ‘한국을 사로잡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제로 아시아의 독립 스트리밍 사업자로서 콘텐츠 제작과 일본 진출 성과 등 왓챠의 서비스 전략 등을 공유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시동

집중 타겟은 특정 마니아층을 위한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는 왓챠다.

[사진=왓챠]
[사진=왓챠]

왓챠는 지난해 총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 해 누적 투자액 590억원 이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자체 제작 콘텐츠에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왓챠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콘텐츠 전략 동향 맞춰 당사 역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몰두할 것”이라며, “올 3월 첫 자체 제작 작품인 한화 이글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에 이어, 이달부터는 국내에 잘 알려진 네 명의 배우가 감독으로 참여한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공개해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달 8일 왓챠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콘텐츠 ‘언프레임드’는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네 명의 배우가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 영화 시리즈로, 네 배우의 첫 감독 참여작이기도 하다.

이처럼 왓챠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특정 매니아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언프레임드’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는 독립영화와 저예산영화, 예술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앞서 처음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야구팬을 겨냥해 만든 한 구단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왓챠의 오리지널 콘텐츠 '언프레임드'. [사진=왓챠]
왓챠의 오리지널 콘텐츠 '언프레임드'. [사진=왓챠]

이외에도 왓챠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왓챠상을 신설해 독립영화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했으며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평창국제영화제 등에 후원도 진행 중이다. 박태훈 대표는 “독립영화는 한국 영화의 발전과 사회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하고 확대돼야 하며 앞으로도 역량 있는 감독, 작가 발굴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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