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대세지만... '근로자 안전' 중요시하는 MZ세대는 '슬로우 배송' 요구 눈길
상태바
퀵커머스 대세지만... '근로자 안전' 중요시하는 MZ세대는 '슬로우 배송' 요구 눈길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07.07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민·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퀵커머스 시장 창출
'윤리적 소비' 소비자들, '느린 배송' 요구 목소리도

유통업계의 ‘퀵커머스( Quick-Commerce·신속 배송)’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일각에서는 빠른 배송만을 지향했던 기준의 소비문화에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배달 플랫폼 3사 이미지
사진=배달 플랫폼 3사 이미지

시장경제는 기업 간 ‘시간과의 싸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공장기술자 테일러는 신체 움직임의 정확한 시간을 계산해 기계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 또 도요타는 재고를 최소화하고 자동차 생산속도를 높이기 위해 JIT(just In Time) 관리방식을 개발했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언제나 ‘시간’을 공략했고 기업들의 '시간투쟁'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의 B마트에 이어 쿠팡이츠도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퀵커머스'는 지역 물류거점에서 주문 즉시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앞으로 유통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플랫폼기업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까지 퀵커머스 서비스에 진출했다”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이러한 유통업계의 전략은 신속함을 추구하는 시장의 소비선호를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퀵커머스 서비스의 대세 속에 오히려 ‘슬로우 커머스(Slow-Commerce·느린 배송)’를 추구하는 목소리도 주목받고 있다.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건으로 불거진 ‘쿠팡 불매운동’에 참여한 직장인 김모(24)씨는 “쿠팡은 이제 대규모 플랫폼 회사가 됐다”며 “로켓배송이 편리하다는 것은 알지만, 근로자들의 권익과 안전에 책임감을 더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또 관악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한모(31)씨는 “빠른 배송도 좋지만, 새벽마다 오토바이 소음이 심하다”며 “조금 느려도 좋으니 한밤중에는 조용한 일상을 찾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퀵커머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MZ세대를 주축으로 형성되고 있다.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기업의 공공성과 윤리적 책임까지 요구하는 MZ세대의 독특한 소비선호가 반영된 것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신속성보다 도덕적이고 느긋한 소비선호도를 반영한 구매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카카오메이커스와 SSG닷컴의 프리오더 전문관이 대표적이다.

사진=카카오메이커스 공식블로그
사진=카카오메이커스 공식블로그

 

카카오메이커스는 단가를 줄이고 재고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기반으로 선주문과 공동주문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주문상품은 최소주문수량이 있어서 할당 수량이 채워질 때까지 배송이 지연된다. SSG닷컴 역시 2019년부터 카카오메이커스와 동일하게 선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프리오더(pre-order) 방식은 일종의 슬로우커머스로서 느린 배송이 특징이다. 하지만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여 과잉생산과 과소비 문제에 있어 환경친화적이다. 또 물량과 배송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느린 배송의 특징은 안전성, 지속가능성, 박애(博愛)성, 다양성, 유연성”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시간은 금’이라는 통념을 전면으로 거스르는 ‘슬로우 커머스’가 기존의 소비방식에 어떤 자극이 될지 유통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