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통신사들은 1.8㎓ 주파수에 눈독 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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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통신사들은 1.8㎓ 주파수에 눈독 들이나?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1.08.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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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주파수 대역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첫 주파수 경매가 사흘째에 접어든 지난 19일 경매가는 최저입찰가 대비 무려 1500억원 이상 뛴 6005억원을 기록했다. 어느 한 쪽이 포기하지 않는 한 경매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실제 업계는 경매가가 최대 1조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주파수 경매가 이렇게 과열 경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정부는 주파수 신청을 하는 사업자에 대해 심사를 거쳐 할당을 해주는 방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라 주파수 경매제도를 도입, 더 많은 돈을 내는 사업자에 공용 자원인 주파수를 주도록 방침을 바꿨다.

여기다 입찰방식을 '동시오름입찰'로 결정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더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내는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라운드를 반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경매가는 사업자들의 선택에 따라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다.

경매에 나온 1.8㎓와 800㎒ 대역 중 사업자들의 선호도가 한 쪽에만 몰리는 것도 경쟁을 과열시키는 원인이다.

1.8㎓ 대역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폭이 20㎒로 10㎒인 800㎒보다 많은데다, KT 2G 서비스가 종료되는 올해 중 활용할 수 있다. 반면 800㎒ 대역은 오는 2012년 7월부터나 활용이 가능하다. 또 고주파일수록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은 1.8㎓ 대역을 선호하고 있다.

이밖에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미 1.8㎓ 대역을 활용해 차세대 통신기술인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800㎒보다 미래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1.8㎓ 대역을 확보해 4G LTE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인만큼, 이번 경매에서 탈락하는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LTE에 불리한 800㎒ 대역으로 4G 경쟁에 나서야 한다. 이 때문에 두 사업자 모두 1.8㎓ 대역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6월말 기준 SK텔레콤 가입자는 2626만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입자의 50.8%를 차지하지만 LTE용 주파수는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1.8㎓ 대역 확보가 절실하다"며 "또 KT는 이미 LTE용으로 받아놓은 900㎒ 주파수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1.8㎓ 확보 이전에 900㎒ 이용 계획부터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SK텔레콤은 KT가 1.8㎓를 확보할 경우,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빠른 '연속대역'을 갖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연속대역이란 LTE에서 정해진 최대 대역폭 20㎒를 한 사업자가 소유하는 것으로 LTE에서 대역폭이 넓다는 것은 전송속도가 그만큼 높아짐을 의미한다.

즉 대역폭이 10㎒에서 20㎒로 넓어지면 전송속도는 2배로 빨라진다. 때문에 KT가 이번에 1.8㎓를 확보하면 타사대비 LTE 1개 채널의 주파수를 2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KT는 2G 서비스 종료 후 이번에 확보하는 1.8㎓ 대역과 합쳐 연속대역 20㎒로 LTE를 서비스 할 수 있게 된다. 3G 대비 LTE의 차별요소가 전송속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마케팅 시 중대한 경쟁우위 요소가 된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미 800㎒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하고 있으니 800㎒ 대역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투자비 등의 측면에서 더 유리하지 않느냐"며 "SK텔레콤이야말로 굳이 1.8㎓를 확보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경매가 과열 경쟁양상을 보이면서 예측 가능한 주파수 정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주파수 경매가 주파수를 확보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인 아이러니한 결과를 초래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사업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파수를 선택하도록 이번 800㎒·1.8㎓ 주파수 외에 기타 대역에 대한 활용 계획을 조속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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