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의 위험과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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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의 위험과 과학'
  • 조원영
  • 승인 2015.03.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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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석 런던대 과학철학과 교수가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선입견의 위험과 과학' 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장 교수는 토마스 쿤의 2013년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를 토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교수는 “선입견이 하나의 ‘틀’인데, 이를 발견한 뒤에는 유지하고 숙지해야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선입견의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정한 틀 안에서 정밀성이 향상되고 새로운 발견이 가능해진다며 그 예로 해왕성의 발견 사례를 소개했다. 천왕성이 뉴튼 역학과 다르게 움직이는 점에 주목한 학자들의 노력이 결국 새로운 행성의 발견으로 이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의 틀로 설명이 되지 않는 위기에 봉착하면 새로운 틀을 발견하는 ‘과학 혁명’이 일어나지만, 혁명이 끝나면 정해진 틀로 돌아가 그걸 바탕으로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과학 혁명이 너무 자주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철학자 칼 포퍼 등의 반론도 함께 소개했다. 포퍼는 과학의 정수가 비판 정신에 있는데, 이를 지키며 시험 결과 오류가 있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선입견을 갖고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두 가지를 절충해 장 교수는 “과학 혁명이라는 것이 일어나면서도, 또 그 안에서 안정된 패러다임을 지키면서 과학의 발전이 충족된다”며 “다른 사람을 받아 들이는 관용, 이미 개발된 것을 유지하는 보존(Conservation), 필요에 따른 패러다임간 융합(Integration) 등의 다원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로 ‘위성항법장치(GPS)’를 소개했다. 인공위성에서 지상으로 신호를 보낸 뒤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이 기술에는 기본적으로 양자역학이 중심이 되지만, 지구의 자전 등 다른 변수로 인한 보정을 하는 과정에서는 이후에 개발된 패러다임인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도 필요한 ‘융합형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한 가지 패러다임뿐 아니라 여러가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서도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사고 체계를 열어 놓으면서 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과 축적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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