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양호 반대 주총 '스타' 채이배 의원 "계속 한다면 경영권 박탈 운동에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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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양호 반대 주총 '스타' 채이배 의원 "계속 한다면 경영권 박탈 운동에 나설 것"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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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공인회계사 출신 20여 년간 재벌개혁·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가...소액주주운동 주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됐다. 

이는 주주들이 불법행위를 한 재벌 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날 가장 주목받은 사람 중에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있었다.

채이배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탓에 대한항공의 재무제표가 악화됐다"고 발언하는 등 조 회장의 이사회 퇴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채 의원이 조양호 회장의 문제점들을 지적하자 일부 주주가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하는 등 발언을 방해하기도 했다. 

"주주들이 불법 재벌 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불복시 경영권 박탈"

대한항공 주총 현장에 참석한 발언 중인 채이배 의원.

채이배 의원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20여 년간 재벌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결실은 맺으며 채이배 의원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이끈 인물'로 찬사가 쏟아진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채이배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입장을 들어봤다. 

채 의원은 "주주들이 불법 재벌 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다. 유권자 국민들이 나서면 대통령도 퇴출시킬 수 있듯이"라며 "주주들과 장기적으로 이익을 같이할 수 있는 그런 회사의 지배구조가 되어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 개선이 돼 주주, 이해관계자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채이배 의원 <녹색경제신문 사진 DB>

또한 채 의원은 "현재 경영권 박탈이 아니다. 이사회 퇴출 정도로 보면 된다. 그래서 조양호 회장측에서 주총 직후 비등기 임원으로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면서 "염치가 없다. 경영권 박탈 운동에 나서야 할 정도다.  추가적인 경영 퇴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그 동안 재벌개혁 활동 중 기억나는 일에 대해 "1998년 3월, 삼성전자 주총"이라며 "당시 소액주주운동을 했다. 삼성전자 주총은 13시간 동안 진행됐다. 소액주주운동의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회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Q. 어제 대한항공 주총에 참석할 것이라는 예고까지 했다. 왜 조양회 회장이었나? 

채이배 의원(이하 채이배) : 조양호 회장 오너 일가는 땅콩회장을 비롯 갑질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불법 문제도 많이 드러났다. 작년부터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서 시행을 하게 되고 이번 주총이 어떻게 보면 첫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분 구조 상 한번 해볼 만한 표 대결이라고 생각했다. 저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뭐라도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 재벌개혁 운동을 같이 했던 많은 분들이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위해서 주총 참석을 추진했다. 저도 국회의원 신분이라기보다는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가서 대한항공의 지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안들을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가서 오늘 현장에서 발언도 했다. 

Q. 20여 년간 재벌개혁, 지배구조 개선 등에 줄곧 노력해왔다. 그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채이배 : 1998년 3월, 삼성전자 주총이다. 당시 소액주주운동이 본격 전개됐다. 우리가 타깃으로 잡은 대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현대중공업, (주)대우 5개사였다. 삼성전자 주총은 13시간 동안 진행됐다. 당시 (주)대우 주총에 참석했다가 삼성전자 주총에 잇달아 참석했다. 소액주주운동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2006년 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펀드)도 기억난다. 저평가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소액주주로는 할 수 없었던 영향권을 행사함으로써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가치를 높였다.

매년 4~5개 주총을 다녔다. 아마 주주총회 가장 많이 간 사람 중에 한 사람 아닐까 싶다. 그 중 태광그룹 태광산업이 주주에 적대적이고 가장 비협조적이었다. 발언권 협의조차 안됐다. 

Q. 조양호 회장 관련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가?

채이배 : 현재 경영권 박탈이 아니다. 이사회 퇴출 정도로 보면 된다.

그래서 조양호 회장측에서 주총 직후 비등기 임원으로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그래서 다시 논평을 냈다.(논평 전문 참고) 염치가 없다. 경영권 박탈 운동에 나서야 할 정도다.  추가적인 경영 퇴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특경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불법행위에 대해 경영 복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다. 사문화됐지만 다시 되살려 제도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설명하는 채이배 의원 <녹색경제신문 사진DB>

Q. 재계 일부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했는데 사법부 판결 전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며 반발한다. 국민연금에 대해 '연금사회주의'라는 말도 한다. 어떤가?

채이배 : 조양호 회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또 오너 일가 문제로 커졌다. 과거 탈세 등으로 유조 판결 받은 적도 있다. 문제가 계속 있던 거다. 실제로 국민연금 규정에도 그 동안 기업가치 훼손 등으로 반대할 수 있고 퇴출이 가능한 조항이 있다. 법률 문제가 아니더라도 퇴출이 가능하다. 

Q. 채이배 의원은 재벌개혁과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다. 이유가 뭐가 보는가?

채이배 : 재벌개혁에 집중한 지 20년이 넘는다. 공인회계사로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축적돼 국회의원으로서 법률적 제도 개선도 해왔다.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이해 당사자 사이의 해결에 있어 나름 역할을 해온 것에 대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Q.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가?

채이배 : 주주들이 불법 재벌 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다. 유권자 국민들이 나서면 대통령도 퇴출시킬 수 있듯이. 주주들과 장기적으로 이익을 같이할 수 있는 그런 회사의 지배구조가 되어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 개선이 돼 주주, 이해관계자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시행됐다.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연임 건에 반대 표를 던졌다. 

한편, 채이배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이사 연임에 실패했는데...미등기 회장이라도 하겠다는 조양호 회장, 그의 양심은 어디에 있나?"라며 "조양호 회장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 내려놓고, 70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은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 채이배 의원, 주총 이후 논평 전문

주주들의 반대로 이사연임에 실패했는데...
미등기 회장이라도 하겠다는 조양호 회장, 그의 양심은 어디에?

- 채이배, 조양호 회장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 내려놓고, 
70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은 포기해야!

오늘 오전에 개최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되었다. 주주들이 불법행위를 한 재벌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로 기관투자자,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쾌거이다. 이에 오늘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우리 기업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이사 선임 부결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도입한 수탁자책임원칙(스튜어드십코드)을 행사한 효과로 향후에도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재벌총수들의 전횡적인 경영을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대한항공 주주총회 이후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가 상승했다. 오너리스크 해소야말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회사와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길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이 미등기회장직으로 경영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오너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주주들의 기쁨에 찬물을 확 끼얹었다. 조양호 회장에게는 과연 양심과 도덕이라는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바로 사익편취등 총수일가의 전횡과 함께 황제경영 때문이었다. 특히 부실계열사인 한진해운에 지원을 해서 대한항공이 약 8,000억원 넘는 손해를 보았다. 그런데도 조양호 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고, 여전히 고액의 연봉과 퇴직금 등의 특혜만 누리고 있었다. 이에 주주들이 조양호 회장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 것이다.

조양호 회장은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주주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또한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700억원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퇴직금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조양호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거나 한다면 이 또한 국민들과 주주들로부터 비판은 물론 다음에는 경영권 박탈이라는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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