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이사회 퇴출 '최초의 주주 혁명'...채이배 의원 "경제민주화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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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이사회 퇴출 '최초의 주주 혁명'...채이배 의원 "경제민주화 출발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2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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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퇴진 사례...채이배 의원, 재벌개혁 및 지배구조 개선 전문가 노력 '결실'

주주혁명이 시작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들에 의해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하며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데 대해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이같이 말하며, "재벌 총수가 주주에 의해 경영권을 박탈당한 사상 최초의 사례다. 이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중 3분의 2 획득에 크게 부족한 '참패'였다. 

주총에는 주식 7004만946주 총 의결 총수 74.8%가 참석했다.

이 중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에 35.9%의 표가 몰렸다. 참여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서 연임안이 부결됐다.

이날 조 회장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채이배 의원은 대한항공 주총장에서 직접 발언에 나서는 등 주주혁명을 주도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주총 표결 직후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의 힘으로 불법행위를 한 재벌 총수가 경영진에서 퇴출되는 첫 선례가 될 것"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주총장에서 직접 발언에 나서는 등 현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조 회장측 일부 주주들이 삿대질을 하며 반발하는 등 주총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래 전부터 재벌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주창해온 채 의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조양호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선임돼 20년간 대한항공을 이끌어왔으나 재선임안 부결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1992년 처음 사장을 맡은 것까지 고려하면 27년간 지켜온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내놓게 됐다.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은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표만 확보하면 통과되는 일반 상장사들의 이사 선임 조건 보다 힘들었던 요인이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하면서 대한항공은 경영에 공백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이 산적해 있다.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에는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주식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더욱이 해외기관, 소액주주가 반대표로 결집하면서 조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조양호 선임의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실패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물러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날 주총 이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조 회장의 퇴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앞으로 한진그룹이 어떤 경영상 변화를 가져올 지 그리고 다른 재벌 총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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