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난해한 보험약관, 비싼 보험 팔려는 의도 아니냐" 지적에, 보험사들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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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난해한 보험약관, 비싼 보험 팔려는 의도 아니냐" 지적에, 보험사들 “그럴리가...”
  • 박순원 기자
  • 승인 2019.03.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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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보험약관이 난해하고 어렵다"며 이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약관 쉽게 만들면 보험사들도 좋죠, 그런데 약관을 만들다보면 법률적 용어가 많이 들어가고 길어질 수 밖에 없어요.”

지난 26일 ‘소비자 눈높이를 맞춘 보험 약관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보험 약관이 난해하고 어렵다. 보험을 비싸고 복잡하게 만들어 팔기만 하면 된다는 영업위주의 생각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보험업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약관이 어려우니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계속 나왔던 주장”이라면서 “보험사들도 이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약관을 영업 이익 측면에서 일부러 어렵게 만들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지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보험 약관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건데 아직 못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소비자마다 보험 적용이 다르니 약관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하고, 명확하게 만들다보면 법률적 용어가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약관이 길어지니 내용 이해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이게 보험사들이 영업 이익을 쉽게 충족하기 위해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용어(소비자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약관에 기입하기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많다. 계약서(보험 약관)속 용어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약관을 간단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약관에 기입된 어려운 용어들을 소비자가 평소 사용하는 익숙한 말로 풀어낼 수 있지만, 이러면 약관 내용 자체는 더 길어지게 될 수 있다.

약관 속 문장을 풀어쓰면 내용은 더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그럴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잘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보상 한 가지에 대해 한 가지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지 않냐”며 “보험약관에 서명은 한 번만 하지만 (보험)계약은 여러 가지를 묶어서 체결 하는 것”이라고 보험 약관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위험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그래서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내용을 약관에 구체적으로 기입해두는 것이 꼭 영업적 측면에만 기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약관에는 통계도 적용해야 하고 구조상 은행 등 다른 금융상품보다 쉽게 만들 수 없다. 약관을 쉽게 만들려면 보험 보상도 간단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보험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있게 다가올 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읽기 어려운 보험약관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박순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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