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도 희망퇴직 나서...생보업계 감원 나서는 이유는?
상태바
신한생명도 희망퇴직 나서...생보업계 감원 나서는 이유는?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2.17 0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생명이 오는 19일까지 근속 20년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기로 해 업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한생명의 희망퇴직은 지난 2016년 이후 불과 2년 만이다. 
신한생명의 이번 희망퇴직은 올해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에 이어 생보사 중 3번째다. 

신한생명은 지난 13일 전 부서를 대상으로 오는 19일까지 희망퇴직자를 접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희망퇴직 신청 자격은 1999년 이전 입사자 또는 1971년 이전 출생자다. 업무상 필요에 따라 신청이 반려될 수도 있다. 희망퇴직에 따라 지급되는 위로금이 통상임금의 최대 42개월분으로, 금융권의 일반적인 조건(36∼38개월분 지급)보다 좋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한생명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기준 임직원수는 기간제근로자(전문지,계약직) 23명을 포함해 1,297명이다. 지난 2015년말 신한생명의 임직원수는 1,352명이었다. 2016년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후 신한생명의 임직원수는 55명으로 4.1% 줄었다.

신한생명 전속 보험설계사는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5년말 1만668명이었으나 올해 6월말기준 8,007명의 설계사만 남아 그새 2,661명 24.9%나 줄었다.

반면, 2016년 신한생명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했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2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258억원)나 늘어난 상태다. 반면, 희망퇴직이 없었던 2017년은 오히려 당기순이익이 1,20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9% 감소했었다.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사측은 "인력을 줄이려고 추진한 게 아니라 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지만 그간의 인력현황 추이를 보면 신한생명은 자의반 타의반 지속적으로 인력을 줄여오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은행,카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생명 한축으로 부상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9월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0,000주(지분율 59.15%)를 총 2조 2,989억원에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사진오른쪽 라이프투자유한회사 윤종하 대표이사)

신한금융은 지난 9월5일 자산 규모 31조의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인수로 신한금융은 경쟁사인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그룹으로 올라서게 됐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아직 인수절차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인력조정을 지금단계에서 함부로 손을 댈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신 인력조정이 가능한 신한생명 측이 선제적으로 감원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크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추가 자본금 확충,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점진적인 축소 전망 등 '미래의 그림'을 보고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배경이다. 

신한생명 한 관계자는 "퇴직 규모를 정해둔 것도 아니고, 아직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오렌지라이프와는 무관하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노사합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업계, 1년새 1만명 넘게 떠나보내...인력 구조조정 칼바람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지난 1년새 1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떠난 상태다. 보험사들은 500개가 넘는 영업점과 대리점도 없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자본규제 강화로 수익성 크게 악화하면서 감원 등 인적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 소속 임직원은 지난 6월말 기준 2만 5,483명으로 전년 동기 보다 510명 감소했다. 2015년 말 2만 7,309명, 2016년 2만6,890명 등 매년 500명가량씩 줄어들고 있다. 

전속설계사 수도 급감하고 있다. 같은 기간 생보사 전속설계자는 10만 2,726명으로 1년전, 11만 1,393명에서 8,667명 감소했다. 설계사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말 29만4,000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0년간 생보사 설계자는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라이프는 1년만에 1,500명의 설계사가 쫓겨나 현재 700여명만이 남아있고,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KDB생명도 약 1,300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화생명, 미래에셋, 신한생명도 약 1,000명씩 설계사 수가 감소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속설계사는 보험영업의 꽃이라 불리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보험회사의 소속감을 느끼고 고객을 모집하는 일등공신이었지만 업계 불황과 함께 인센티브를 더 받을 수 있는 보험대리점(GA)으로 이직하는 설계사가 많아졌다.

여기에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보험사들이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임직원뿐 아니라 설계사 수도 감축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도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이 같은 인력 구조조정은 가속화될 것 전망이다. 고용보험이 의무화될 경우 보험사들은 경영상에 부담을 느껴 설계사 조직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미래에셋생명은 희망퇴직을 실시해 118명을 내보냈고, 농협생명도 그룹차원의 희망퇴직시행과 함께 23명이 퇴직했다. 

한화생명도 최근 장기근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상시전직지원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년(만 60세)이 되지 않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제도다. 15~19년 이하 직원은 퇴직금에 더해 기본급 15개월치, 20년차 이상 직원은 기본급 20개월치를 한꺼번에 지급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문제로 업계 구조조정 바람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보험금 지급액까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구조조정을 해서라도 긴축경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넷·모바일 뱅킹 확산 등으로 일손이 덜 필요한데 신입직원 채용을 늘린 만큼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도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