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무역전쟁과 5G (下)] LG전자, 스마트폰 시장서 부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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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무역전쟁과 5G (下)] LG전자, 스마트폰 시장서 부활 가능할까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8.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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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배척하는 5G 선도국 미국에서 시장 선점이 중요

5G 시대를 앞두고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인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두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외신들의 해석이 등장하면서, 통신장비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화웨이의 기세가 무섭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통신사를 통해 정식 출시된 화웨이 스마트폰은 없다. AT&T를 통해 프리미엄 폰인 '메이트10'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양사의 계획은 올해 1월 전격 취소됐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경계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시장에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3%대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선도적으로 5G 상용화에 나서는 한국과 미국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시장 선점에 성공한다면 과거 피쳐폰 시절의 성과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2분기 북미 시장 점유율은 16.2%로 애플(35.7%)과 삼성전자(28.7%)에 이은 3위에 올라 있다. 판매량은 510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의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에 5G 단말을 공급키로 했다. 스프린트는 LG전자와 미국 최초 5G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통신업계 3위인 T모바일과의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경쟁사가 물량공세를 시작하면 솔직히 LG의 시장선점 효과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먼저 제품을 낸다는 점, 합병을 앞둔 스프린트라는 큰 공급처를 확실히 잡았다는 점이 유리한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매장에서 모델이 LG전자의 G7 씽큐를 소개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미국은 한국과 더불어 5G 서비스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국가로 꼽힌다.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모토로라와 함께 지난 2일(현지시간) 5G 네트워크에서 사용 가능한 '모토Z3'를 공개했다. 버라이즌에 따르면 모토Z3는 5G 통신 연결이 가능한 첫 번째 스마트폰이다. 올해 말부터는 새크라멘토 등 7개 도시에서 최초의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위 통신사 AT&T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이동형 5G 상용화 준비에 나선 회사다. 지난 2015년부터 5G 백서를 공개하며 표준 제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AT&T가 곧 5G 스마트폰을 공급받을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와 5G 스마트폰 공급계약을 맺은 스프린트의 경우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T모바일과의 합병이 성사되면 버라이즌, AT&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T모바일은 최근 노키아와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35억 달러 규모 계약을 맺으며 전국망 구축이 가장 빨리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5G 폰은 초기에 프리미엄 사양일 수밖에 없고, LG전자가 지역별로 강점을 가지는 미국과 한국에서 선제적 상용화가 이뤄지며, 미국 시장에서 초기 대응이 가능한 제조사가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LG전자 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5G 보급 초기에는 통신 사업자들로부터 많은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사업 환경도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휴대폰 업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애플은 통신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은 편이고,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과거 기술 경쟁력이 앞섰던 모토로라도 레노버에 피인수된 이후 중국 기업화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내년 3월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를 동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최초'에 대한 소모적인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다. 

새로 열리는 5G 스마트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LG전자가 발빠르게 스프린트와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3년 이상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과거 피쳐폰 시절에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쵸콜릿폰'의 대히트는 LG전자 핸드셋 사업의 전성기를 불러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과거의 성공에 사로잡힌 LG전자가 수익성이 높은 피쳐폰에 집중하느라 스마트폰으로의 전환 시기를 놓친 것이 기나긴 부진의 시작이라고 본다. 당시 CEO가 해외 컨설팅 회사의 '시기상조'라는 자문에 따라 스마트폰에 투자하지 않은 것도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LG전자가 다가올 5G 시대를 계기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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