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개발자들이 그리는 미래상은?...'제도의 알고리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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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개발자들이 그리는 미래상은?...'제도의 알고리즘화'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4.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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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등 합의과정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 중

'모든 제도의 알고리즘화(化)'.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그리는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 전세계 많은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들썩였던 가상화폐 광풍이 한 풀 꺾인 상황에서,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새로운 온라인 생태계 구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개발자들도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낼 세상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당면한 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다 보면, 탈중앙화를 통해 국가와 통화간 경계가 없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온라인 세상에 블록체인으로 엮인 국가가 성립될 수도 있는 셈이다. 

국내 블록체인 개발자 윤승완 비트브릿지(BIT BRIDGE)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 "금융과 데이터, 그리고 시스템의 탈 중앙화를 통한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완벽한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 개발자들이 연구중"이라며 "(이런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닌 수학자"라고 강조했다. 

논리적으로 결함이 없는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적으로 완결된 공식같은 논리가 필요한데, 난제를 해결할 수학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디지털 정보에 신뢰를 만드는 기술'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데이터의 특성상 복사, 이동이 자유롭고 원천 소유자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은 어떤 데이터가 얼만큼 복사되고 누구에게 전달됐는지를 기록해 결국 최초의 정보 보유자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게 해 준다. 가상화폐가 '해킹이 불가능한 안전한 온라인 자산'이 될 수 있는 기술적 근거기도 하다. 

신뢰를 만드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가 신뢰를 얻고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대한 신뢰, 국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신뢰를 모두에게 공개되고, 모두가 소유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구축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에 편입되는 순간 모든 정보로의 접근이 가능하고, 따라서 신뢰가 형성된다는 논리다. 

가상화폐, 코인의 경우 블록체인 생태계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와 같은 개념이다. 누구나 이 생태계에 참여해 사용자, 혹은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신뢰를 쌓아나가기 위한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대표적인 예가 전기요금이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비대해 질수록 이에 소요되는 네트워크 및 하드웨어가 소모하는 전력량도 늘어난다. 현재 개발자들은 이 비용을 더욱 낮추고, 보다 효율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중이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합의' 알고리즘 연구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사람들끼리의 합의를 이루기 위한 플랫폼이 개발되면,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직접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예를들어 개발자 팀 임원 교체, 인센티브 지급 등의 사안에 대한 투표가 블록체인 플랫폼 속에서 가능하면 생태계 속 주요 의사 결정을 이뤄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1인 1표가 제대로 행사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폐쇄된 구조의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이 아닌 공개된 퍼블릭(public) 블록체인에서는 이를 확인하는 것이 아직 어렵다. 

구성원들의 의사결정 과정과 합의가 가능하고, 규정이 신설된다는 것은 곧 제도의 알고리즘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기반의 생태계가 영토없는 국가의 개념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다른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미래기술"이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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