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사·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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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의 공통점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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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 이끌어온 선도 기업이자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등재된 제품 생산사

금성(LG전자 전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재벌기업이자 한국 산업발전을 이끌었던, 이끌고 있는 기업이라는 기억이다. 이들은 오랜 세월 숱한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지금도 각종 사건, 사고들로 소란스럽다.  그럼에도 그간 국내 고용을 창출해 왔던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임에는 변함이 없다. 

이밖에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또 있다. 문화재청에 등록된 등록문화재 보유 기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라디오를 개발한 금성이 라디오 2점, 냉장고 1대, 텔레비전 2대, 세탁기 1대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64K DRAM(D램) 2점을, 현대자동차는 포니1 1대를, 기아자동차는 기아 경3륜 트럭 1대의 등록문화재를 각각 생산했다. 

이 제품들은 국내 전자업계 및 자동차 분야의 시초가 되는 제품들로,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스마트폰, 인공지능 TV, 세탁기, 첨단 시스템과 편의사양이 장착된 자동차의 원조격인 셈이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당시 척박한 환경에서 역경을 딛고 만들어진,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조악해 보일 수도 있는 제품들을 살펴봤다.  

가장 많은 등록문화재를 보유한 LG전자의 전신 '금성사'

금성사는 지금의 LG그룹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이 1958년 설립한 전자회사다. 지난 1995년 LG전자와 LG산전으로 분리됐다. 

금성사는 1959년 국내 최초로 진공관식 라디오(A-501, 등록문화재 제599-1, 2호)를 만들었다. 5개의 진공관과 5인치 스피커가 장착됐으며, 다이얼 조절 방식으로 주파수를 선택했다. 단파대를 포함한 2밴드 시스템을 적용해 지역방송 및 해외방송 청취도 가능했다. 

금성 라디오 A-501 모델, 등록문화재 제599-1, 2호 <문화재청 제공>

이 라디오는 전자회로의 설계와 제품 생산의 기술 축적의 시초로 평가받으며, 산업디자인 역사에서도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경기도 이천시 (주)LG에서 1점, 서울 종로구의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1점이 있으며, 지난 2013년 8월 27일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등록문화제 제560호인 금성 냉장고 GR-120은 1965년 금성사가 제작한 제품으로 현재 경기도 이천시 (주)LG에서 보관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냉장고로, 냉장실과 냉동실이 일체형이며, 저장용량은 120리터(l)다. 

우리나라 최초 상용 냉장고로, 금성의 기술은 훗날 냉장고를 비롯한 에어컨 등 다양한 시스템에 응용됐다. 너비 500mm, 폭 115mm, 높이 520mm, 무게 66kg으로 첫 시판된 1965년 당시 판매가는 8만 600원에 달했다. 

다음해인 1966년, 금성사는 최초의 흑백 텔레비전(VD-191, 등록문화제 제561-1, 2호)을 제작한다. 19인치 화면이 적용됐고 제품에 따라 다리를 설치해 고급 가구처럼 보이기도 했다. 

기술적으로는 NTCS방식, 주사선 525의 비월주사 방식으로 수동으로 채널을 선택했다. 12개의 진공관으로 능동회로를 구성해 증폭, 검파, 동기분리, 음성 및 영상신호 증폭 등의 기능을 갖췄다. 

텔레비전은 회로, 통신 등 복합 시스템을 요하는 전자제품으로 이 제품 이후 산업발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다. 또 우리나라를 영상매체 시대로 진입케 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상징적 의미도 갖는다. 현재 경기도 이천시 (주)LG와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각각 1대씩 소장중이다. 

금성 세탁기(WP-181, 등록문화제 제562호)와 금성 흑백 텔레비전(VD-191, 등록문화제 제561-1, 2호) <문화재청 제공>

1969년 금성사는 세탁기(WP-181, 등록문화제 제562호)를 선보였다. 역시 국내 최초의 세탁기로 세탁과 탈수 기능이 구분된 2조 수동식 구조로 세탁용략은 1.8kg에 불과하다. 현재 경기도 이천시 (주)LG에서 보관중이다. 

세계적으로 세탁기의 발명은 여성의 사회진출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전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초의 세탁기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나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다만 1911년 미국 가전업체인 메이택이 전기세탁기를 대중에게 판매한 것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세탁기를 선보인 것은 1974년 부터다. 

삼성전자의 현재를 있게 한 국내 최초의 64K DRAM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시작은 1983년 개발한 64K D램(등록문화제 제563호)이 시초다. 

삼성전자는 세계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반도체 상용화에 성공했다. 6만4000개의 트랜지스터를 비롯해 15만개의 소자를 800만개의 선으로 연결했고, 8000자의 글자를 기억할 수 있는 VLSI급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64K D램 <문화재청 제공>

1983년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립자가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 일본 등에서는 '과대망상증 환자',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통상 18개월여 걸리던 반도체 공장 건설을 6개월만에 마치고, 반도체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며 64K D램 개발을 1년 안에 마쳤다. 생산수율도 일본 수준인 92%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64K D램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밑거름이 됐고, 그 이후의 기술 발전은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의 전이를 가속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 2점은 현재 경기도 용인시 기흥의 (주)삼성전자 본사에 2점이 보관돼 있다. 

현대자동차의 포니1과 기아자동차의 경3륜 트럭

현대자동차는 1975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양산형 자동차 고유 모델인 포니1(등록문화재 제553호) 승용차를 생산했다. 시판은 1976년 2월부터 이뤄졌다. 포니는 1975년부터 1985년까지 10여년간 생산됐다. 

백중길 씨 소유의 등록문화재 553호 현대자동차 포니1 <문화재청 제공>

등록문화재 553호로 지정된 제품은 백중길 씨 개인 소유다. 해당 제품은 1975년 12월에 제작된 모델로 5도어 해치백, 1238cc 4기통 엔진, 수동 4단 변속기가 탑재된 후륜구동 승용차다. 현존하는 포니1 대부분은 1970년대 후반 또는 1980년대 초반에 생산된 것으로, 생산 원년인 1975년 생산 제품은 백씨 소유가 유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전히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니1은 차체 디자인, 설계, 엔진과 변속기 제조기술 등은 대부분 국외 업체로부터 도입했고, 각 부품을 자체적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포니의 탄생으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자체 개발 자동차 모델 보유국이 됐다. 

현대자동차는 포니1을 시작으로 성장을 거듭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고, 국내에서도 수많은 고용 효과를 유발시키고 있다. 

현재는 현대자동차의 자회사가 된 기아자동차도 등록화재를 보유중이다. 

1963년 생산된 기아차의 경3륜 소형트럭 T-600(등록문화재 제400호)은 개발 시대의 근거리 화물 트럭의 필요성에 의해 생산됐다. 일명 '딸딸이'라고도 불리는 이 모델은 공랭식 2기통 엔진, 577cc, 20마력의 사양을 갖췄다.

기아산업의 경3륜 트럭 T-600(등록문화재 제400호) <문화재청 제공>

기아산업(기아자동차 전신)이 일본 3륜 트럭 생산업체인 동양공업과 기술 제휴로 개발 및 생산한 최초의 국산 트럭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대 중반까지 제과업체 등에서 용달차로 인기가 높았으나, 워낙 가볍고 3륜의 특성상 급커브길에서 쉽게 뒤집히기도 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서울과학관에서 보유중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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