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는 어디로?...'백기사 전문' KCC로 쏠리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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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는 어디로?...'백기사 전문' KCC로 쏠리는 눈길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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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자산 대비 타 기업 주식보유량이 많아 추가 매입 부담 분석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에 대한 기존 해석을 뒤집으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에 대해 매각 권고를 내리면서, 재계의 시선이 다시 한 번 KCC로 모아지고 있다. 

그간 KCC는 에버랜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승계 관련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삼성측에서 내놓는 주식을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섰기 때문이다.

KCC가 그간 에버랜드, 삼성물산의 지분 확보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무려 1조4000억원에 이른다. 공정위의 권고에 따라 삼성SDI가 삼성물산의 지분을 내놓을 경우 KCC로 먼저 관심이 가는 이유다. 

정몽진 KCC 회장

28일 전자공시시스템 및 삼성물산에 따르면 현재 KCC는 삼성물산의 주식 1700만9518주(9.0%)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2%)에 이은 2대 주주이자 최대 우호지분으로 평가된다. 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2%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이 각각 5.5%, 5.5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은 2.9%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5.6%다. 

투자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물량 일부를 직접 매입하고 공익재단이나 계열사가 나머지 지분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2월 삼성물산의 주식 500만주를 매각할 때 활용한 방식이다.

다만 공익재단이 나서는 것은, 공정위가 재벌 그룹의 공익재단에 대한 조사를 천명한 상황에서 선택하기 어려워 보인다. 계열사 동원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자율·책임경영을 강조한 상황에서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투자업계의 관계자는 "이런 이슈가 있을 때 KCC에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추가 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의 관계자는 "공정위의 예규가 확정되면 그에따라 삼성SDI가 판단할 일"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KCC의 삼성 '지주사'격인 회사에 대한 투자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KCC는 삼성카드가 보유하던 에버랜드 주식 42만5000주(17%)를 사들였다. KCC는 단숨에 이재용 당시 사장(25.1%)에 이은 에버랜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 매각에 나선 것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른 조치다.

2007년 4월 개정된 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5% 초과해 취득할 경우 5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이후 에버랜드는 2013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양도받으며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꾸고 2015년 상장에 나선다. 상장 이후 KCC는 약 56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고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바꿨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KCC는 외부 차입까지 조달하며 삼성물산의 자사주 5.6%(899만557주, 6743억원)를 취득했다. 이 때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그룹 경영권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하며 합병 무산설까지 언급되던 시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KCC에 매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며 의결권을 되살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까지 합병에 찬성하며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을 지켰고, 승계 작업까지 일정부분 마무리 됐다. 

삼성그룹의 대형 현안마다 KCC가 등장해 복잡한 사안을 해소해 주고, KCC도 시세차익 등 이익을 올린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KCC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KCC의 현재 주가가 실적보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등의 가치와 연동해 움직이고, 투자유가증권(보유주식) 비율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추가 매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KCC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삼성물산 지분 포함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3조원이 넘는 규모로 이는 KCC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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