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긴습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수출이 50%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4일 향후 3년간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대해 첫 해 50%, 2년차 45%, 3년차 4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 포함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해당안은 당초 월풀이 요청한 전체 수입에 대한 50% 관세 부과보다는 약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145만대 이상 수출 제품에 TRQ를 적용하는 안보다는 강력한 조치다. 

ITC는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권고안을 적용하면) 세탁기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미국 세탁기 산업의 판매량, 매출,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상당히 증가하고 판매가격도 약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ITC는 TRQ가 적절한 대안이라고 판단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시한 145만대는 미국의 세탁기 수입이 정점을 찍고 자국 세탁기 산업의 영업적자가 최고에 달했던 2016년 수입 물량의 절반 수준으로 너무 많은 물량이라고 봤다. 이에 세탁기 수입이 급증하기 전인 2012년~2014년 평균 수입 물량을 바탕으로 120만대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부품수입을 규제에서 완화해 달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사가 건설중인 미국 공장이 단순 조립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TC는 5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부품에 첫 해 50%, 2년차 7만대 45%, 3년차 9만대 40%의 관세 부과를 권고했다. 그러면서 이 수치는 최근 연도에 애프터서비스와 수리 용도로 수입한 부품(1만6000대)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유분을 더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ITC는 세이프가드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공장 건설 계획에 별 차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