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연대기_미래] 알·테·쉬 막아선 ‘어쩌다 국가대표’ 쿠팡...전국 '쿠세권' 위해 추가 실탄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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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연대기_미래] 알·테·쉬 막아선 ‘어쩌다 국가대표’ 쿠팡...전국 '쿠세권' 위해 추가 실탄 장착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4.04.1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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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마진 2% 전후...미래 수익 보전 위해 ‘재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
어쩌다 국가대표...전국 ‘쿠세권’ 위해 실탄 장착
멤버십 인상으로 구독자 이탈은 불가피...10% 내외라면 ‘선방’

1위에겐 늘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꾸라지가 용됐다는 이야기는 누구라도 주목할 만한 소식이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기존 유통강자 이마트를 밀어내고, 지난해 무려 3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쿠팡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편 관심의 대상은 때로 논란과 구설수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쿠팡도 유통강자로 우뚝 선 순간부터 쉽사리 ‘갑질’ 꼬리표를 떼기가 힘들어 보인다. 이어 최근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조여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쿠팡이 제동 없는 독주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녹색경제신문>은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세기의 관심에 놓이게 된 ‘신흥 유통강자’ 쿠팡의 과거·현재·미래를 종합해 세번에 걸쳐 연재한다.

쿠팡의 대구 FC(물류센터) 외관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쿠팡의 대구 FC(물류센터) 외관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유통마진 2% 전후...미래 수익 보전 위해 ‘재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


쿠팡에게 지난해는 특별히 의미 깊은 해였다. 창사 이래 첫 연간흑자를 달성하고, 무려 31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 ‘가시적 성과’가 두드러진 해였다. 유통업계에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쿠팡이 그간의 ‘계획된 적자’를 끝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쿠팡이 이미 계획한 손익분기점을 달성했으며, 앞으로는 수익보전에 힘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 연평균 환율 1305.41 기준), 연간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이 대략 2%대 전후에 머문 것이다.

아무리 유통업계의 마진이 제조업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는 하지만, 현재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매출 규모를 고려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17일 <녹색경제신문>에 “유통사에서 약 5%대의 영업이익률을 낸다면 바람직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쿠팡의 경우 대략 30조원의 매출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이익률이 이상적인 수준에 못 미치는 이유는 국내 유통 생태계의 특성 때문이 크다. 국내 시장 규모 대비 유통업체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마진율 측면에서 허약체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전국에 100여 개에 달하는 물류 기지(캠프)가 있고, 이를 구축하는데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매년 감가상각이 반영되면 이익률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수익을 개선하는 방법은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거나 두 가지이다. 그런데 쿠팡의 경우 풀필먼트센터(물류센터)의 감가상각과 인건비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고정비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쿠팡이 ‘계획된 적자’를 끝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것이 쿠팡이 ‘쿠세권’ 전국 확장에 목을 매는 이유다.


어쩌다 국가대표...전국 ‘쿠세권’ 위해 실탄 장착


국내 토종 유통강자인 이마트를 제친 쿠팡은 현재 명실상부 ‘국가대표’ 유통사로 볼 수 있다. 엄연히 따지자면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재미교포’이나, 국내에서 출범한 회사이자 주력 사업장이 국내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침투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겐 쿠팡이 동포로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됐다. 미국 증권시장에서도 쿠팡을 오롯이 ‘한국 기업’으로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쿠팡을 분석하는 미국 증권 레포트의 내용은 국내 유통시장 흐름 분석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한편 '어쩌다 국가대표' 자리에 오른 쿠팡은 현재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알리가 국내 시장에 향후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874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하자, 쿠팡은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불렀다. 3조원을 국내 물류망 확대에 투자하고, 오는 2027년까지 전국의 모든 인구가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 포부를 밝힌 것이다.

쿠팡은 최근 이를 위해 ‘실탄’ 장착에 나섰다. 유료멤버십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58%의 인상폭은 크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국내 유통강자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쿠팡은 이미 비용 삭감 측면의 효율화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태인지라, 몸집을 키우는 선택지밖에 사실상 남지 않은 것이다.

또한 멤버십 회비를 올리면서까지 쿠팡이 쿠세권을 늘리는 데엔 김범석 의장의 ‘패인 포인트(Pain Point)’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불편을 줄이는 것에 성장 목표를 맞춰야 한다는 김 의장의 신념이 쿠세권을 확대해 ‘고객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연결된 것이다.

실제로 쿠팡에 따르면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작업에 따라 오는 2026년엔 현재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인 이른바 ‘쿠세권’이 오는 2027년엔 230곳(88%)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로켓배송 권역 거주자 수도 지난해 기준 4800만명에서 오는 2027년엔 약 5000만명으로 증가한다. 이는 국내 인구가 5130만명이라고 가정할 때, 인구 98% 이상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쿠팡이 멤버십 구독료를 인상했다. [사진= 쿠팡]
최근 쿠팡은 멤버십 구독료를 인상했다. [사진= 쿠팡]

구독자 이탈 불가피...하지만 10% 내외라면 ‘선방’


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해도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 인상과 관련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이 구독자 이탈을 온전히 막을 순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한편 쿠팡은 지난 2021년 12월에도 한 차례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월 4990원으로 인상했다. 당시 인상률은 72%에 육박했지만, 기존 금액이 적어서인지 당시 공식으로 이탈률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인상 후에도 와우회원 수는 계속 성장했다.

이번 인상률은 58%다. 지난번 대비 인상률은 낮아도, 월 회비를 연으로 환산하면 인당 1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에 일부에선 인상된 월 회비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1400만명 수준인 것을 고려했을 때, 회원 이탈률이 대략 10%를 넘어가지 않는다면 이른바 ‘손해되는 장사’는 아니다. 또한 현재 유통업계에 쿠팡에 준하는 서비스가 가능한 업체가 없는 상황인지라, 예상보다 이탈률이 적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 쿠팡만큼의 고객가치를 주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며 “이에 90% 이상은 멤버십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와우더커스터머(Wow the customer)’ 슬로건을 내건 만큼 고객가치를 따졌을 땐 쿠팡이 현 대세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쿠팡은 짧은 역사를 가진 유통사지만, 그간 수많은 ‘WOW(와우)’로 업계를 놀래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막 날개를 피는 순간, 또 다시 도전의 순간들이 찾아왔다.

창립 이후 지난 14년간 늘 새로운 역사를 쓴 쿠팡이 각종 도전을 뚫고 굳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향후 쓰여 질 이후의 연대기에 관심이 주목된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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