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출신' 모셔라... 유통업체들, “정부 정책 기조 빠른 파악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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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출신' 모셔라... 유통업체들, “정부 정책 기조 빠른 파악 장점”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4.04.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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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유통업체들, 공정위 출신 인재들 사외이사 등용 러시
신세계·롯데하이마트·홈플러스 등,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 이유에 관심 모여
업계, "급변하는 유통 환경 파악하기 위함"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인재들을 사외이사로 등용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는 공정위와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 경쟁’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기업들이 공정위 출신 관료들을 들이는 이유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혜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자칫하면 ‘자문’을 넘어 ‘로비’의 유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일각에선 관료출신 인사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4층 내부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4층 내부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1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유통업계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일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인사에서 신세계는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최 교수는 현재 공정위 공정거래정책자문단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그는 금융위원회 법률자문위원, 혁신금융심사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또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 역시 최난설헌 신세계 사외이사와 함께 공정위 공정거래정책자문단으로 활동 중이다.

롯데웰푸드도 신영선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 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과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자리에 들였다. 박 교수는 앞서 공정위 자체평가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어 동원F&B는 김성하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김 이사는 공정위 상임위원 출신으로, 법무법인 지평 고문에 이어 지난 2022년부터는 동원F&B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더불어 김 이사는 이후 코리아세븐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또한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의 자회사 한국 쿠팡도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을 지낸 김원준 사외이사를 선임한 상태다. 한국 쿠팡의 경우 총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재붕 사외이사 역시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한편 국내 유통업체들이 공정위 출신 관료들을 등용하는 것은 계속해서 급변하는 유통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유통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정부의 정책 기조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관료 출신 인재들이 ‘로비’를 위한 통로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일 <녹색경제신문>에 “국내 유통업계가 워낙 빠른 속도로 변화하다 보니 정부의 정책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문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에 기업 입장에선 국내 산업을 깊이 이해하는 인재들을 이사로 등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료 출신 등용이 그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로비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은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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