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잘파세대(Z세대 + 알파세대)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아이돌 모델과 자체 유튜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으로 미래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의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를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라이즈 팬 콘서트 티켓과 포토카드를 추첨을 통해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우리 틴틴’ 가입 청소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 틴틴’은 만 14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이 선불금 충전·이체, 카드 결제 등을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선불 기반 청소년 전용 전자금융 서비스다.

‘우리 틴틴’을 가입하고 해당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서울에서 열리는 라이즈(RIIZE)팬콘 △VIP 티켓(40명) △일반석 티켓(40명) △포토카드(3000명) 등을 증정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라이즈(RIIZE)를 사랑하는 청소년과 고객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우리은행은 고객들과 함께 라이즈(RIIZE) 첫 팬콘 투어 성공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해 '궁금은행'을 공개했다. ‘궁금은행’은 1분 안에 화폐, 금융 트렌드 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세로형 콘텐츠다. 해당 콘텐츠는 KB국민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별별TV'에서 매주 금요일 6시 공개된다. 

구독자수 290만명으로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숏박스'와 협업해 '케이비쇼츠' 시리즈를 KB국민은행 공식 유튜브로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시리즈의 누적 조회수는 300만 뷰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SM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걸그룹 '에스파(aespa)'를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에스파 팬들을 공략해 제작한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 2023'은 지난해 기준 누적 조회수 3000만뷰를 돌파했다.

타 은행 상황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은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유진을 모델로 발탁해 잘파 세대 고객 겨냥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스케치 코미디 '하나연금닥터' 콘텐츠로 자사 연금 제품을 홍보했다. 

신한은행도 2022년부터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내세웠다. 최근 뉴진스와 영상통화를 하는 컨셉으로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홍보하는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로 공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이 이처럼 잘파세대 공략에 힘쓰는 이유는 그들의 잠재성에 있다. 실제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잘파세대의 부상' 보고서는 Z세대에 대해 "2025년에는 전 세계 노동력의 27%를 차지하고 2031년에는 밀레니얼세대의 소득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파세대 잠재 가치도 높이 평가했다. 초저출산으로 인해 밀레니얼 부모의 소비력이 알파세대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잘파세대 마케팅으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 10대와 20대로 이루어진 잘파세대는 현재로선 수입이 없거나 있더라도 기성세대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중은행의 잘파세대 마케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잘파세대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